송기현의 살림운동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합니다 본문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합니다. 요즈음 어떤 분야에 광적인 집착을 하면서 그것을 좋아하고 과히 전문가적인 식견이나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마니아"라고 칭합니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무슨 무슨 마니아라고 소개하기도 합니다. 영화 마니아, 골프 마니아, 분재 마니아.... 그리고 이런 저런 마니아들의 모임도 많습니다. 마니아들은 자신이 미치도록 좋아하는 것을 위해서라면 시간도 물질도 어쩌면 생명까지도 희생할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마니아정신입니다.
그런데 이 "마니아"라는 말의 원 뜻은 그렇게 썩 기분 좋은 말은 아니었습니다. 신약성경의 사도행전 26:24에 "네가 미쳤도다"하는 말이 나옵니다. 이 말은 총독 베스도가 사도 바울을 지켜보고 난 후에 그에게 한 말입니다. 여기 "미쳤다"라는 말이 헬라어로 "마이네"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영어의 마니아(mania)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다시 말한다면 "미친놈"이란 뜻입니다. 베스도 총독은 사실 바울을 비난하기 위한 말로 "바울아 네가 미쳤도다 네 많은 학문이 너를 미치게 한다"고 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바울에게 있어서 이 말은 결코 불명예스런 말이 아니었습니다. 자랑스럽고도 영광스런 말이었습니다.
이 세상에 미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큰일이란 결코 없습니다. 댓가를 치루지 않는 꿈은 개꿈에 지나지 않습니다. 거저 되는 것은 없는 법입니다. 공짜는 없습니다. 미쳐야 미칩니다. 학문도 예술도 기술도 사랑도 신앙도 나를 온전히 잊는 몰두와 몰입과 몰아 속에서만 빛나는 성취를 이룰 수가 있는 것입니다. 한 시대를 열광케 한 그 놀라운 모든 업적과 성취 속에는 스스로도 제어하지 못하는 이런 광기와 열정이 깊게 깔려 있습니다.
더욱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오늘의 시대는 마니아 정신이 곧 경쟁력인 시대입니다. 우리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의 한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체가 '재미있는 일을 하라'는 경영방침을 표방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보면 이러한 마니아의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이아정신은 '불광불급'의 정신입니다. 웃음경영, 감성경영이란 것도 다 이 범주에 속한 것입니다. '미쳐야 미친다'는 말은 곧 '까무러칠 만큼 좋아하는 일을 해야 최고의 성과를 올린다'는 말과 같습니다.
사랑도 미치도록 해봐야 합니다. 일도 미치도록 해 봐야 합니다. 신앙도 열심이 특심이 있는 그런 신앙을 해야 합니다. 유별난 것이 아름다운 것입니다. 모든 성공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분모가 있습니다. 그것은 그 일을 미치도록 하는 열정과 태도를 지녔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미치도록 무슨 일이든지 하는 사람들을 통하여 진보가 일어나고 좋은 역사가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살림운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띠의 해 (0) | 2006.01.29 |
---|---|
사막과 사막화의 해에 붙여 (0) | 2006.01.07 |
파레토의 법칙(Pareto Principle) (0) | 2005.11.02 |
적은 능력을 가지고도 (0) | 2005.10.03 |
하얀 띠 매기 (0) | 2005.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