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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형 인간

유앙겔리온 2004. 1. 15. 20:44


요즈음 시중에 “아침형 인간”에 대한 책들이 베스트셀러코너와 신간서적코너를 독차지 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현대에 들어서면서 우리의 행동양식이 야행성으로 바뀌어가면서 낳게 되는 심신의 건강상 문제와 그 일로 빚어지게 되는 악영향에 대한 염려와 걱정 때문이다. 우리의 유전자 속에 감추어져 있는 수 만년 동안 축적된 아침이면 일어나고 저녁이면 잠이 들었던 이 유산이 화석연료를 태워서 전기를 일으켜 밤의 캄캄함에서 다소나마 해방된 이후로 밤을 더 밝게 하는 과학적 기술을 통하여 점점 밤은 짧아지고 급기야는 낮과 밤이 뒤바뀐 야행성인간이 늘어가게 된 것이다.

우리 한국교회의 한편에서는 그 동안 철야기도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래서 정작 아침을 잃어버리고 하루가 피로한 그리스도인들을 만들기도 했다. 필자도 이쪽으로 강하게 훈련된 사람 중에 하나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우리 한국교회는 새벽기도회가 우세한 교회이다. 그리고 근래 들어서는 새벽기도회의 재발견을 통하여 교회부흥과 영적성장을 꾀하는 교회들이 많아져가고 있다. 사실 밤문화라는 것의 대부분이 무엇인가? 유흥문화이며 음주가무의 문화이며 섹스의 문화가 아니던가? 꼭 다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밤을 새워가며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고, 공장에서 2교대 3교대하면서 밤을 새워 일하는 노동자들도 있으며, 밤을 새워가며 기도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큰 흐름은 전자에서 지적하는 문화가 흐르고 있는 것은 부인하지 못한다.

필자도 야행성이 강하게 발달된 사람 중에 하나다. 목회를 하면서 공부할 시간을 낼 수 있는 길은 밤에 잠을 덜 자는 것이었다. 목사안수를 받은 해에 야간대학 1학년에 들어가서 법학공부를 했다. 그 당시는 대형교회의 부교역자로 사역할 때인데 하루 심방과 잡무들을 마치고 여수에서 광주까지 그리고 수업을 마치고 다시 여수로 돌아와서 다음날 새벽기도회와 새 날 주어진 하루의 일들을 다른 교역자와 똑같이 해야 했었다. 4년동안을 이렇게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야행성인간이 될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가 현재도 6동안 전주에 있는 신학교에 월요일마다 강의를 다니면서 주야간 수업을 하고 집에 도착하는 시간이 보통 11시 30분쯤 되기 때문에 씻고 잠자리에 들려면 12시가 넘게 된다. 이런 저런 영향으로 지금도 밤이 편할 때가 있다. 고쳐보려는 시도도 여러 번 했었다. 그러나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잠시 누리는 아침단잠은 쉽게 포기가 되지 않았다.

오늘 서점에 가서 큰맘 먹고 아침형 인간에 대한 책을 몇 권 사가지고 왔다. 그리고 지금 읽고 있다. 사실 성경에는 분명히 새벽에 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수 없이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고 하면 그 정보를 얻을 수가 있다. 그러므로 아침형 인간이 좋은 것을 몰라서가 아니라 어떤 각오로 어떤 방법으로 아침형인간이 될 수 있는가를 방법론적으로 살펴보기 위함이다. 그래서 필자도 야행성 인간에서 아침형 인간으로 체질개선을 좀 해보고자 한다. 이러한 사정을 자세하게 이 칼럼에 쓰는 것은 이렇게 하면 한결 필자의 결심이 오래갈 것 같아서이며, 아침형 인간으로의 채질개선에 성공할 것 같은 예감 들기 때문이다.

아침형 인간으로의 변신이 나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설레는 마음으로 나 스스로를 지켜볼 것이다. 필자처럼 야행성이 강한 사람들, 밤문화가 좋은 사람들에게 “아침형 인간”이란 책을 권해보고 싶다. 그리고 함께 새벽문화, 아침문화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운동에 참여해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이미 이 문화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그 가치와 효용성을 나누고 더 크게 확증해 나가는 역사가 있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 돋는 해처럼 힘 있게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형 인간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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