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현의 살림운동

가는 해는 가게 두고 오는 해는 오게 두라 본문

살림운동

가는 해는 가게 두고 오는 해는 오게 두라

유앙겔리온 2004. 1. 1. 10:27


가는 해의 아쉬움과 오는 해의 기대감이 교차하는 시간이다. 이 맘 때가 되면 전국에서는 각 지자체별로 세말과 세초를 기념해서 해넘이와 해맞이 행사를 다채롭게 준비해서 사람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준다. 사실 세말과 세초라고 해서 평상시와 다를 게 전혀 없지만 그래도 변화의 욕구를 강하게 해주기 때문에 기회의 때가 됨으로 자연스럽게 동참하게 된다. 세말과 세초를 경건하게 해넘이와 해맞이로 보내고 맞는 이들을 보면 그 기회를 선용하는 것 같아 보기에 좋다.

그런데 또 한쪽에서는 세말과 세초를 야단법석을 떨며 보내는 이들도 더러 있다. 소란하고, 어수선하며, 과도하게 쏟아내는 온갖 감정의 찌꺼기들이 한꺼번에 분출되어 흉한 모습을 보인다. 그런 이들을 보면 인상이 찌푸려진다. 그렇다고 가는 해를 잡아둘 수도 없고 오는 해를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인데 그렇게 야단법석을 떨어야 하나 싶다. 그렇게 야단법석을 떤다고 조금도 달라지는 것이 없지 않는가? 오히려 피로가 가중될 뿐이다. 가는 해는 조용히 가게 두고 또한 오는 해는 조용히 오게 두라. 놀란 토끼 눈을 해가지고 두리번거릴 필요가 없다. 좀더 차분하게 세말과 세초를 보내고 맞는 것이 옳은 일일 것이다.

그런가하면 세말과 세초를 지나치게 무속적이고 기복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지금 흔들리는 터 위에 서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나라가 흔들리고 직장이 흔들리고 가정이 흔들리고 사람들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 이 불안을 이기지 못해서 자살하는 수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불안을 이겨보려고 이곳저곳 피난처를 찾아나서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불안심리가 세말과 세초를 맞아서 무당을 찾고 점쟁이를 찾고 자연 앞에서 복을 비는 자세로 드러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렇지만 그런 것으로 가는 해와 오는 해의 길흉화복을 변경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가는 해는 가게 두고 오는 해는 그냥 그렇게 오게 두고 그저 하나님을 뜻을 좇아가면 되는 것이리라.

하나님의 뜻 가운데 있는지 자신을 시험해보고 확증하는 세말과 새초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세말과 세초를 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자신의 인생을 시험하고 확증하라고 주신 기회라고 생각한다. 가는 해는 가는 해일뿐이고 오는 해는 오는 해일뿐이다. 특별하게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사람들의 느낌의 문제이고 마음의 문제일 뿐인 것이다. 그러므로 가는 해는 가게 두고 오는 해는 오게 두자. 다만 느낌을 새롭게 하고 마음을 새롭게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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