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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군의 자선냄비 종소리

유앙겔리온 2003. 12. 23. 11:28


올 연말에도 어김없이 구세군의 자선냄비 종소리가 거리에 울려 퍼지고 있다. 이 종소리는 이 세상을 향한 알람시계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구세군의 자선냄비의 종소리는 우리들에게 벌써 연말이 되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서둘러 한 해의 정리를 재촉하며 새해를 희망차게 엮어갈 준비를 하라는 싸인을 보낸다.

그런가 하면 구세군의 자선냄비의 종소리는 우리 곁에 여전히 어려운 이웃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알람시계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나날이 살기 좋은 세상이 되어가고는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 겉에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있다. 잊고 살다가도 빨간 자선냄비와 사관들이 흔드는 종소리를 보고 듣게 되면 일깨움을 받게 된다. 그래서 종파를 떠나서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구세군의 자선냄비의 유래는 189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근교 해안에 표류하다 구조를 받게 된 한 난파선 생존자를 위한 모금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때 한 군세군 여사관(女士官)의 아이디어로 냄비를 사용했던 것이 그 시초였는데, 부둣가에 “이 냄비를 끓게 합시다”라는 글과 함께 내걸었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자 성탄절에 불우한 이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제공할 만큼의 충분한 기금을 마련했다고 한다. 그 후 그리스도교, 특히 구세군의 선교와 더불어 각국으로 확산되었는데, 한국에서는 1928년에 시작되어 매년 실시되고 있다.

남들이 보는 것조차도 보지 못하는 눈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눈을 가진 사람도 있다. 스스로 보고 있다고 말하지만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사람들, 남들이 놓쳐버린 것조차도 자세히 들어다보는 눈을 가지고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 구세군의 자선냄비와 종소리는 우리로 하여금 눈이 있으나 보지 못하고 살았던 것을 보게 해주는 역할을 해준다.

이제 이 해의 남은 날도 22일, 내일이면 21일 그리고 모래면 ......... 이렇게 하루 하루 감하져 갈 것이다. 그러면 종소리는 더욱 요란하게 울리겠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사랑을 위하여 이 냄비를 끊게 해야 한다고, 올해는 진정으로 이 종소리가 우리 모두에게 알람이 되었으면 한다. 나를 적게하고. 내몫은 조금 줄이고, 내 옆에있는 사람을 따뜻이 사랑하고... 이런 일을 일깨워주는 알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자신의 잠을 깨워주는 알람시계 하나쯤 없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잠뿐 아니라 자신의 정신세계와 일상의 삶을 깨워주는 알람시계도 꼭 하나쯤 가지고 있었으면 한다. 붉게 냄비를 덥혀 끊게 하는 자선냄비와 종소리처럼 자신의 식어버린 열심과 나태함과 나약함, 그리고 무관심, 사랑 없음 등등을 붉게 덥혀 끊게 할 알람시계 하나쯤 내 심령 가운데 놓아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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