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현의 살림운동
내가 존재하는 이유 본문
이 봄철에 꽃과 잎과 나무, 이슬과 비와 바람, 해와 달과 별은 모두가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기쁨으로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정말 이런 자연이 너무 아름답고도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자신들이 한 일이 아니기를 바라고 자신들이 할 일이 아닌데 한 것으로 생각하면서 자책하며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을 법 합니다. 그걸 깨닫고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라도 무르고 싶고 자신들이 처한 현실이 아니기를 바라며 마음 조리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상황판단이라도 할 줄 아는 이들인지 알수 없지만......... 그들은 바로 탄핵정국을 만든 이들입니다. 그들은 한국의 바리새인들이요 한국의 율법주의자들입니다. 자신들이 내리친 정죄의 낫과 심판의 도끼에 제 발등이 찍혀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탄핵정국에 대해서 필자만이라도 언급을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마치 요즈음은 탄핵정국에 대해서 독설을 퍼붓고 여기에 대해서 한마디쯤 해야 식자인양 하기에 저라도 빠지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또 전혀 언급하지 않으면 침묵은 예스라는 표시로, 동조와 묵인으로 비쳐지는 듯한 억울한 심사가 몇 자 적도록 부추기고 말았습니다.
사람이란 어떤 일을 하면서 그 일은 꼭 내가 해야만 하고, 나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 최선을 다하게 되고 자부심이 생기는 법이다. 그리고 그 일을 하고나서는 스스로 자랑스러워하고 대견하게 생각되기 마련입니다. 그 감동은 오래 오래도록 남게 됩니다. 그러나 그 일은 남이 해야 하는데 내가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적당히 하게 됩니다. 내가 해서는 안 될 일을 했을 때는 부끄러움과 수치스러움에 치를 떨게 됩니다. 그래도 인간적이고 인간적인 사람일 때는 말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이것 때문에 내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살아가는 이유라는 확신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던 일을 멈추고 했던 일은 과오며 실수였다고 고백해야 할 것입니다. 핑계하고 우기고 책임을 전가하는 파렴치한 인간보다는 겸손히 참회할 줄 알고 회심할줄 아는 인생이 당당하고 아름답습니다.
봄철을 맞아 시시각각으로 더욱 도도해지고 고상해지는 자연은 감동의 연속입니다. 움돋는 새싹, 터뜨려지는 꽃망울들........ 너희들마저 없었다면 이 계절에 무슨 감동이 있을꼬? 하는 생각이 듭니다. 너희들은 분명한 존재의 이유가 있구나 하는 찬사를 그칠 수가 없습니다. 우리 모두 자연처럼 존재의 아름다움을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 "내가 존재하는 이유"를 확인하고 그 존재하는 이유에 합당한 일들을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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