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현의 살림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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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중지란(自中之亂)

유앙겔리온 2003. 10. 10. 09:11


누구도 확신하지 못했던 민주당이 우여곡절 끝에 정권을 재장출하는 큰 일을 해냈던 때가 10개월 전이었다. 그런데 여당인 민주당이 내분을 겪다가 결국 분당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지금 이 나라는 여당이 실종이 된 상태에서 국정이 운영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여러 가지로 혼란스러운데 상태에 빠져 있는 데 참 걱정이 많다. 어떻든 우리가 사는 세상이고 또 후손에게 물러줄 나라이고 보면 재발 좀 잘 되었으면 좋겠다.

한자어 중에 "자중지란(自中之亂)"이란 말이 있다. 같은 편끼리 하는 싸움을 일컫는 말이다. 같은 편끼리 힘을 합해도 세상은 만만한 것이 아니란 것은 어린아이들도 아는 일이다. 그런데 도리어 같은 편끼리 싸움질을 하고서야 어떻게 되겠는가? 같은 편끼리 싸우는 것을 내분이나 내란이라고도 한다. 내분과 내란과 같은 것이 바로 자중지란이란 것이다. 공동체에는 내란과 내분이 없어서 한다. 그래야 평안하여 든든히 서가게 되고 발전과 성장을 계속하여 가게 되는 것이다.

내분과 내란에 시달리고 있는 나라와 민족 치고 절대로 잘사는 법이 없다. 내분과 내란에 빠져 있는 나라와 민족은 절대로 바로 설 수가 없다. 주님께서는 마가복음 3:23-26에서 “만일 나라가 스스로 분쟁하면 그 나라가 설 수 없다”고 하셨으며, “만일 집이 스스로 분쟁하면 그 집이 설 수 없고, 만일 사단이 자기를 거스려 일어나 분쟁하면 설 수 없고 이에 망하느니라”고 말씀하셨다. 분쟁하면 피차에 망한다. 내분과 내란은 쇄하여지는 길이며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다.

마귀는 우리를 넘어뜨릴 때 먼 곳에 있는 적을 사용하지 않고 가까이 있는 사람을 통해서 우리를 공격한다. 예수님을 팔 때도 먼데 있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판 것이 아니었다. 예수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사람, 예수님 곁에서 돈궤를 맡았던 가룟 유다가 예수님을 은 30에 팔았던 것이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게 한 것도 이방인들이 아니라 같은 민족인 유대인들이었던 것이다. 마귀의 최고의 술수는 자중지란이다. 자중지란은 마귀의 방법이며 마귀가 전문적으로 즐겨 사용하는 아주 핵심적인 전략인 것이다.

내분과 내란은 그것으로 멈추지 않는다. 내분과 내란은 결국 외부의 힘 즉 외부의 간섭을 끌어들이게 된다. 내분이 생기고 내란이 생기면 힘을 잃게 되고 그 순간에 슬그머니 힘센 나라들이 군대를 파견하고 간섭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소중한 것들을 빼내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려울수록 서로서로 사랑하고 화목해야 한다. 악한 마귀사단은 인생이 곤고할 때를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 인생이 실패할 때, 인생이 무엇인가 궁할 때, 마귀는 이 때를 결코 놓치지 않는다. 이 때를 이용해서 자중지란이 일어나게 한다. 서로 네 탓이라고 원망하고 불평하고 서로 서로 공격을 일삼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려울 때일수록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며 화목하기를 힘써야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평안하고 형통할 때도 조심해야 한다. 악한 마귀사단은 이 때도 서로 의심하게 하고 서로 배반하게 한다. 서로 자기 공을 높이려고 한다. 가정에 돈이 좀 생기면 그것을 서로 먹으려고 눈이 붉어서 자중지란을 일으킨다. 그래서 돈이 없을 때는 서로 화목하던 사람들이 돈 때문에 서로가 원수가 되기도 한다. 평안하고 형통할 때는 서로에게 공적을 돌리고 서로 서로 칭찬을 하면서 악한 마귀 사단이 틈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내분을 일으키는 사람, 내란을 일으키는 사람이 되서는 안 된다. 지금은 힘을 합할 때이다. 갈기갈기 찢겨진 우리 사회와 우리 민족과 국가를 바라보면서 이래서는 안 될 것이라는 위기감을 갖게 된다. 자중지란은 함께 망하는 길이다. 이제 서로 말을 아껴야 한다. 비판하는 일보다 칭찬하는 일에 열심을 내야 하겠다. 그리고 우리 한국교회가 외적성장에 비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많은 일을 하고도 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자중지란의 결과인 것이다. 많은 교회들이 내분에 시달려서 그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것이 빌미가 되어 교회가 하는 선한 일들까지 묻히고 덮이고 빛이 바래버리고 있는 것이다. 자중지란은 죽는 길이다. 서로사랑은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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