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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운동

열나게 하는 세상

유앙겔리온 2003. 9. 20. 10:11


한계치의 열 보다 더 올라가는 것을 과열이라고 한다. 과열이 되면, 열 받으면, 열이 받치면 일이 생기고 사건이 터지며 병적이며 파괴적인 상태가 온다. 열 받아 폭언하고, 열 받아 폭력을 행사하며, 열 받쳐 다투고 살인까지 한다. 기계가 열받으면 기능이 저하되고 고장을 일으키며 종국에는 멈추어 서게 된다. 사람이 한계 온도보다 더 열을 받게 되면 병들거나 최악의 경우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러므로 열이 오를 때는 무엇보다도 빨리 적정 상태로 열이 내리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한 것은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과하게 내리는 비, 과하게 부는 바람, 과열, 과식, 과색, 과음, 과속, 과잉보호, 과체중, 과잉생산 기타 등등 ....... 과하면 반드시 문제가 온다. 많은 것은 적은 것보다 결코 좋은 것이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과한 것을 추구하고 좋아한다. 그러나 과한 후에 오는 후유증은 또 어찌 하려나. 모든 것은 적절해야 하고 적당해야 하며 언제나 절제의 미를 잃어버려서는 안되는 것이다.

태풍매미가 휩쓸고 간 자리에는 많은 상처들이 남겨졌다. 가시적으로 조사된 바에 의하면 130명의 인명 피해와 4조원이 넘는 재산 피해를 가져다 주었다. 그렇지만 보이지 않고 계산될 수 없는 피해도 많은 일이다. 환경학자들이나 지구과학자들은 자연의 재앙들은 지구가 열을 받아서 그렇다고들 한다. 지금 지구가 열 받아 일으키는 기상이변들은 인류의 재앙들이 되어 세계 곳곳에서 그 위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를 사용하고 있는 인간들의 과욕 때문에 지구의 수레바퀴가 삐꺽거리고 있는 것이다. 인간에게서 나간 것이 다시 인간에게로 돌아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햐 할 것이다.

대부분 과열되는 이유는 인생들의 과욕 때문이며 무절제한 자유방종 때문이다. 절제하며 살아야 한다. 작은 소유로도 만족해하며 감사해야 한다. 지구는 과한 것을 절대로 그대로 놓아두는 법이 없다. 지구의 등에 인간들이 무엇인가 과하게 짊어지울 때 지구는 스스로 그것을 흔들어 털어버려 가볍게 하는 것이다. 지구의 작은 신음도 인류의 역사를 크게 바꾼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열나게 하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열을 내어 한마디 씩 하는 것이 하늘을 울린다. 요구조건도 많고 불만도 많다. 우리 사회는 지금 모든 분야에서 너무 과열되어 있다. 이 열병이 치유되지 않고는 건강한 사회가 되기는 힘들다. 열을 내리자. 차분하게 자신의 일에 전념하자. 우르르 몰려다니는 일 그만하고 제 역할에 충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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