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현의 살림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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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운동

당랑거철(螳螂拒轍)

유앙겔리온 2003. 8. 21. 08:27


한자숙어 중에 "당랑거철(螳螂拒轍)"이란 말이 있다. 그 뜻은 사마귀[螳螂]가 앞발을 들고 수레바퀴를 가로막는다는 뜻이다. 즉 미약한 제 분수도 모르고 강적에게 항거하거나 덤벼드는 무모한 행동의 비유로서 허세를 말하는 것이다.

어떤 수필가가 한국인의 내면을 분석하면서 “광택인간”라고 말한 적이 있다. 광택인간이란 속은 어쩌든 밖을 바르고 문지르고 각을 세우고 번쩍번쩍 빛을 내서 삐가번쩍하게 하는 그런 속성을 가진 인간을 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떼 빼고 광내기를 좋아하는 인간을 말한다. 속은 부실한 인간이 온갖 겉치장으로 그것을 가리려고 한다. 어떤 청년이 중고자동차를 800만원에 사서 겉치장을 하는데 1000만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요즈음 젊은이들 가운데는 한국차를 사서 겉모양을 외국 유명차로 개조하는 붐이 일고 있다. 이것은 우리 한국인의 단면을 보여주는 일례일 것이다.

한국인이 광택인간이라고 하면 한국문화도 광택문화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겉모양을 치장하는데 과도하게 욕심을 부린다. 속은 텅텅 비어 있는데 겉만 번지르르한 문화인 것이다. 어느 공공장소에 가서 화장실이 너무 잘 지어져서 기분 좋게 들어갔는데 그 안에서 못 볼 것을 본 경우가 있다.
우리는 지금 신용불량자가 300만 명이 넘은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 사실 이정도면 마음 놓고 경제적 행위를 하기가 위험한 상태인 사회인 것이다. 신용불량자와 거래를 하면 결국은 손해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 신용불량자 중에 많은 사람들이 허세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없으면서도 있는 체 하려다보니 빛을 내게 되고 갚을 능력도 없으면서 허세를 부렸으니 갚을 길이 없어 신용불량자가 되고 만 것이다. 가난하면서도 부한 체하다가 그렇게 된 것이다.

물질의 허세를 버려야 한다. 빈자는 빈자처럼 살아야 한다. 빈자가 부자처럼 살려고 하면 결국은 신용불량자가 될 수밖에 없으며 경제의 파산자 더 나아가 인생파산자가 될 수밖에 없다. 겉을 꾸는데 기울이는 정성과 수고를 속사람을 가꾸는 일에 사용하는 지혜가 우리에게 있어야 하겠다.

감정의 허세를 버려야 한다. 슬플 때 슬퍼해야 한다. 그리고 기쁠 때 기뻐해야 한다. 자신이 강한 것처럼 허세를 부릴 필요가 없다. 그래야 위로 받을 수가 있는 것이다. 울고 싶을 때 울어야 건강한 것이다. 웃고 싶을 때 웃어야 유쾌해 진다. 그것을 참고 억누르고 있으면 병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장소나 상황도 분간하지 못하고 가정을 표현하라는 것은 아니다. 솔직한 것과 미련하고 예의 없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감정에 솔직해야 한다. 그렇지만 지혜롭게 예의를 가져야 하는 것도 잃지 말아야 할 일이다.

영적인 허세를 부리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이 하나님 앞에 마땅히 경배와 찬양을 드리며 하나님을 섬겨야 하는데 사람들은 영적인 허세를 곧잘 부린다. “하나님을 믿으려면 나를 믿어라”한다. “예수를 믿으려면 내 주먹을 믿어라”하면서 하늘을 향해 주먹질과 발길질을 해 데는 사람들이 많다. 미치지도 못할 주먹질과 발길질이 아니던가? 제 손과 발만 빠질 뿐이다. 그리고 믿는 자 중에도 자신의 믿음을 자랑하고 없는 것도 있는 체 하면서 영적인 교만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영적인 허세를 버려야 한다. 구원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날마다 이루어가는 것이며 모든 은혜와 은사도 사는 날 동안 지속적으로 하나님께로부터 공급받아야 할 선물인 것이다. 그러므로 허세를 부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허세는 반드시 무너진다. 그러므로 허세를 부려서는 안 된다. 허세는 버려야 한다. 당랑거철(螳螂拒轍)과 같이 허세 부리다가 망한 사람과 나라와 민족이 부지기수이다. 성도들은 있는 대로 살아야 한다. 자신의 생김과 모양대로 분수껏 살아야 한다. 그리고 진실하게 살아야 한다. 허세를 부리고 위선을 부리고 사는 것은 성도의 삶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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