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현의 살림운동
짧은 쾌락 긴 고통 본문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저지른 671명에 대한 명단이 3차(9월 24일)로 정부중앙청사와 16개 시도 게시판, 관보, 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www.yuuth.go.kr)에 공개되었다. 이 같은 신산공개를 두고 위헌논란이 한창이다. 신상공개는 명예형이며 인권침해로서 2중적 처벌을 하는 것이라는 법조인도 있고, 지금의 신상공개는 솜방망이에 불과한 것이므로 더 자세히 공개를 해야 하며 그 사람이 성범죄자인 것이 식별이 되도록 가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다. 두 의견이 다 일리는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가해자의 인격이나 인권보다는 당연히 피해자의 아픔과 재발방지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어린아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어떠한 경우라도 가벼이 취급해서는 안 된다. 사실 앞서 두 번이나 성범죄의 명단을 이미 공개한 바 있었지만 성범죄자의 수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회를 거듭할수록 수가 늘어난 것을 보면 좀더 가시적인 조치가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어떤 이유에서라도 어린이와 청소년의 성을 착취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그것은 미래의 가정과 사회에 테러를 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절대로 묵인되거나 덮히거나 용납되어서는 아니 된다. 지금껏 우리 사회는 남성들의 성폭력에 대해서 대단히 관대하고 너그러운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성폭력 피해자인 여성이 오히려 죄인시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환경이 성폭력을 더욱 조장한 결과를 초래했다고도 볼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의 성적 타락상은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편만해 있다. 국토 어디를 가나 유흥업소이고 러브호텔이다. 뿐만 아니라 전혀 성하고는 결부를 시킬 수 없는 그런 건전한 곳에까지 섹스산업이 안 미친 곳이 없다. 졸부들의 보신광광과 섹스관광은 이미 국제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좋지 않는 일에는 남 뒤질세라 일등을 많이 한 나라인데 어찌 성폭력이라고 빠질 수 있으랴. 아마도 이것도 일등을 하고 남으리라.
신상이 공개된 671명의 성범죄자 중에 여성은 성매수와 성매매 알선 등으로 53명(7,9%)을 차지하고 있다. 결국 절대다수인 나머지 618명(92,1%)는 남성이다. 그러므로 성범죄 그러면 우선 남성들에게 그 시선이 고정되는 것은 사실이다. 남성이 성적 쾌감을 느끼는 것은 사정을 할 때인데 그 시간이 기껏해야 4,5초에 불과하다. 일평생 남자가 이것을 통하여 얻는 쾌감의 시간은 모두 합하여도 하루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짧은 쾌락을 위해서 그토록 많은 남자들이 성을 탐익하고 성적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그리고 더 정력적이기 위해서 온갖 보조장치와 약품과 식품 그리고 운동에 이르기까지 섭렵을 한다. 그리고 그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가장 짧은 쾌락을 위해서 가장 긴 시간을 고통해야 하는 것이 성폭력이나 성매매를 통하여 하는 섹스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또한 그것을 모를 리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몰두하게 되는 것은 섹스로부터 얻는 쾌락을 절제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보여준다. 그렇지만 가장 짧은 쾌락을 위해서 가장 긴 고통을 안겨다주는 건강치 못한 섹스는 어떤 방법으로든지 절제 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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