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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사랑

유앙겔리온 2005. 5. 10. 21:04

 산업사회와 개발시대의 논리가 지배했던 지난 우리사회에서는 가정은 소홀이 취급되고 직장이나 사업이 우선시되었습니다. 그래서 직장이나 사업을 위해서라면 가정은 당연히 희생되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직장에서 승진도 하고 사업도 성공을 했는데 그 결과로 많은 가정들이 상처에 시달리고 또 파괴되기도 했었습니다. 이런 가정 경시 풍조로 인해서 문제 남편, 문제 아내, 문제 자녀를 양산했던 것입니다. 사실이지 문제를 일으키는 대부분의 사람들 뒤에는 언제나 불행한 가정이 있었습니다.


  현대인들의 많은 가정들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위기에 처하여 있는 것입니다. 겉으로 보기에 잔잔한 강같은 가정도 속으로는 굉장한 큰 요동이 숨겨져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세 쌍이 결혼을 하면 그 중에 한 쌍은 이혼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혼하지 않는 두 가정도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정이 이처럼 흔들리는 것은 곧 부부가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가정이 든든히 서려고 하면 부부의 사랑이 든든해야 합니다. 부부가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부부의 사랑이 돈독해야 가정에 사랑이 넘치게 됩니다. 부부가 안정되어야 가정이 안정이 되는 것입니다. 부부의 사랑보다 더 소중한 사랑은 없습니다. 부부의 사랑보다도 더 잘 상처받는 사랑이 없습니다.


  노벨상 수상작가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즈(Gabriel Garcia Marquez)교수는 [콜레라시대의 사랑]이라는 소설에서 비누 한 장 때문에 부부 사이가 붕괴되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어떤 부인이 자기 집 화장실에 세수비누를 사다 두는 것을 잊어버렸습니다. 욕실에 수건, 화장지, 비누를 챙기는 등 집안 일을 하는 것은 아내의 몫이었습니다. 남편이 목욕을 하다 보니까 비누가 없어요. 화가 나서 한 마디 했습니다. "내가 비누 없이 목욕한 지 일주일이 넘었어." 그러자 부인이 발끈합니다. "뭐요? 일주일이나 되었다고?" 그래서 이 부부는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단순한 실수를 과장해서 떠벌리고 아내는 이를 완강하게 부인합니다. 그러고 나서 7개월 동안 그 부부는 방을 따로 쓰고, 세 끼 밥 먹을 때 한 마디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비누 한 장 때문에 7개월 동안 그럴 수가 있을까? 대답은 이렇습니다. "미안해요. 용서하세요." 이 말을 아무도 먼저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부부가 비누 한 장 때문에 무너질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런 일은 이 세상의 부부들 사이에 너무도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서로 상대방이 다가와 주기를 기다리다가, 서로 상대방이 먼저 입을 열어주기를 기다리다가 수많은 세월을 그렇게 보내는 것입니다. 자존심 때문에 머뭇머뭇하는 사이에 돌이킬 수 없는 부부사이가 되기도 합니다. 이것은 비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부부사랑은 가정의 기초입니다. 건물을 지을 때 모든 건축물은 기초에 따라서 건물이 올라가는 것입니다. 기초보다 더 큰 건물을 지으면 결국 그 건물은 무너지고 마는 것입니다. 가정은 부부가 중심이 된 사회입니다. 부부를 대신할 아무 것도 없습니다. 부부라는 기초가 깨어지면 가정이라는 건물은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부부관계가 건강해야 합니다. 부부생활이 건강해야 합니다. 부부사랑이 건강해야 합니다. 미세한 균열이나 작은 상처에도 부부관계가 엉망이 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랄 것이 없이 먼저 미소 짓고 먼저 손 내밀고 먼저 용서해야 합니다. 서로의 따뜻한 배려와 격려와 위로가 필요합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차츰 우리 사회도 가정의 중요성을 발견하고 있는 중에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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