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현의 살림운동
기독교인이 기도하지 않아야 하나님나라가 이루어진다(?) 본문
한번은 인터텟에서 기독교 사이트를 들어가서 어떤 목사님이 올려놓은 글을 읽어보았습니다. 지금 정확하게는 기억할 수 없지만 아마 제목이 "기독교인이 기도하지 않아야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진다"는 것과 비슷한 제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고 그 내용을 읽어보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기독교인의 신앙과 그 모습과 생활 속에서 기도를 제외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일평생을 기도하시면서 사셨습니다. 광야에서의 기도, 무리와 일상을 떠나서 한적한 곳에서 곧잘 기도하시던 주님, 그리고 주기도를 가르쳐주시면서 이렇게 기도하라고 하셨으며, 기름틀에서 기름을 짜내듯 기도하시던 겟세마네의 기도는 모든 기도의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복음서에 기록되어 있는 것들만을 살펴보아도 예수님의 여러 모습 중에서 우리에게 분명하게 각인되는 특징적인 모습은 기도하시는 주님이셨습니다.
그런데 왜 기독교인이 기도하지 않아야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진다는 것인가? 그것은 현재 우리 기독교인들이 기도하고 있는 내용과 그 삶이 연관 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의 기도가 지나치게 개인적이고 욕구적이고 자기 욕심을 체우기 위한 소욕적이며 기복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남이야 어떻게 되든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이 미치든 관계없이 내 배체우면 되고, 내 소원 이루면 되고, 남의 것이라도 빼앗거나 도적질해서라도 내 것 되게 해 달라는 식의 기도가 태반이기 때문인 것입니다. 즉 오늘 우리 기독교인의 기도가 예수님의 기도하고는 전혀 다른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공생애의 시작을 위해서 기도하셨습니다. 시험을 이기기 위해서 기도하셨습니다. 내 뜻대로 되기보다는 하나님 뜻대로 되기를 위하여 기도했습니다. 주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에는 내 배만 채우되는 기도가 없습니다.
그리고 철야기도 금식기도 산기도 등등 기도는 열심히 하면서 삶은 제대로 살아내지 못한 그리스도인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누가복음 18:9-14의 예수님 비유에서 바리새인의 기도와 세리의 기도가 대조적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바리새인의 기도는 바로 기도하지 않아야 하나님 나라가 오는 그런 기도였습니다. 회개 없이 자기 의와 자기 주장과 자기 자랑으로 가득찬 기도, 다른 이는 멸시하고 천시하고 조롱하는 그런 기도 이런 기도는 사실 하지 않아야 하나님 나라가 오는 것 아니겠습니다.
비록 세리는 당시에 바리새인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며 죄인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던 사람이었지만 그의 기도는 반드시 있어야 하고 그런 기도가 살야만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지는 기도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지적하신 바리새인적인 기도는 하지 말아야할 기도의 좋은 예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바리새적인 기도를 하지 않아야 하나님 나라가 속히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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