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현의 살림운동
머물다 간 자리가 항상 아름답고 깨끗한 사람 본문
사람은 어느 누구나 어딘가에 머물다가 간다. 오래 머무는 곳도 있을 것이고 또한 잠시 머무는 곳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지 머물다간 자리는 그 머물다 간 사람의 흔적이 남게 되어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그 머물다간 자리가 추하고 더럽기가 도에 지나친 사람이 있어 실망감을 던져주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어떤 사람은 그 머물다간 자리가 너무 아름답고 깨끗한 사람이 있어 다시보고 싶어 기다려지기도 한다. 머물다 간 자리가 아름답고 깨끗한 사람은 그리워지고 언제 다시 오려나 기다려진다. 그러므로 머물다간 자리가 항상 아름답고 깨끗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머물다 간 자리가 항상 아름답고 깨끗하고자하는 마음가짐만 우리에게 있으면 그렇게 못될 이유도 없다.
머물다간 자리가 남에게 덫을 놓은 자리가 되도록 해서는 아니된다. 버려놓은 나사못에 자동차 타이어가 펑크가 나서 사고를 만나 널부려져 있는 차를 생각해보라. 강둑에 엉킨 낚시줄을 버려서 다른 사람이 걸려넘어지고 옷을 찟고 살이 찟긴 것을 생각해보라. 강에서 골재를 채취한 후 원상복귀를 하지 않고 떠나버려서 깊은 웅덩이가 되고 여름날에 물이 불어서 그곳에 어린이를 잃고 넔이 나가 앉아 있는 부모를 생각해 보라. 이런 일들이 우리 사회에 더 이상 있도록 해서는 아니되지 않겠는가? 머물다간 자리를 조금만 아름답게 하고자 한다면 이런 일들은 없을 것이다.
해년마다 이루어지는 부활절 연합예배가 올해도 지역 곳곳에서 드려졌을 것이다. 예전에는 행사가 끝난 그 연합예배 장소와 주변이 온통 쓰레기로 뒤덮여져 있어 그것을 수거하는데만도 많은 인원과 비용이 들었다는 뒷얘기가 무성했었다. 그래서 난 또 이런 일로 인해서 신문 가십난에 기독교에 대한 조롱조의 글이 올라 있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바랬었다. 이런 사소한 일로 인해서 주님을 조롱하도록 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다행히 올해의 기독교 행사장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는지 어떤 언론도 그런 부끄러운 모습을 지적하지 않았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거창한 행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부끄럽지 않게 사는 삶의 현장에 있는 것이다.
성도들은 머물다간 자리가 항상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리가 되도록 힘쓰고 애써야 하겠다. 자신이 머물러 있던 곳을 서둘러 떠나버리지 말고 다시 한번 세심하게 뒤돌아보자. 그리고 한 번 더 주변을 살펴보자. 내가 남긴 흔적이 아름답고 깨끗하기를 위해서 마음을 쓰고 수고를 해 보자. 그렇게 하면 훨씬 세상은 아름답게 변할 것이다. 요란하게 환경운동을 하지 않아도 모두가 자신이 머물다 간 자리만이라도 깨끗하고 아름답게 한다면 환경 걱정할 것은 없을 것이다.
조용히 사라져가는 뒷모습이 아름다워야 하겠다. 또 다시 머물러 주기를 고대할 수 있고 떠나보내는 것이 너무 아쉬워 눈물짓는 이 있는 그런 머물다간 자리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성도들이 머물다간 자리가 지저분하고 나쁜 말만 무성하고 쓰레기 더미만 무성한 자리가 된다고 하면 부끄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오늘도 조용히 내가 머물렀던 곳들을 뒤돌아본다. 그리고 되돌아갈 수 없는 곳은 어쩔 수 없지만 가능하다면 되돌아가서라도 보기 흉한 부분은 수정을 해놓고자 한다. 그러면 떠나는 마음이 훨씬 더 홀가분할 것이 아니겠는가? 내가 머무는 곳은 잠시 빌린 곳이기에 또 누군가가 머물러야 할 자리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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