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현의 살림운동

무엇을 내게 주시려 하나이까?(창 15:1~5) 본문

인간의 질문

무엇을 내게 주시려 하나이까?(창 15:1~5)

유앙겔리온 2021. 7. 21. 17:27

무엇을 내게 주시려 하나이까?
창 15:1~5

창15:1 이 후에 여호와의 말씀이 환상 중에 아브람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아브람아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네 방패요 너의 지극히 큰 상급이니라
창15:2 아브람이 이르되 주 여호와여 무엇을 내게 주시려 하나이까 나는 자식이 없사오니 나의 상속자는 이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이니이다
창15:3 아브람이 또 이르되 주께서 내게 씨를 주지 아니하셨으니 내 집에서 길린 자가 내 상속자가 될 것이니이다
창15:4 여호와의 말씀이 그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그 사람이 네 상속자가 아니라 네 몸에서 날 자가 네 상속자가 되리라 하시고
창15:5 그를 이끌고 밖으로 나가 이르시되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라 또 그에게 이르시되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

  창 15장에는 아브람이 하나님께 올린 두 가지 질문이 소개 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두 가지 질문 중에 첫번째 질문인 "주 여호와여 무엇을 내게 주시려 하나이까?"라는 질문을 제목으로 해서 말씀을 나누기로 하겠습니다. 

  오늘 주신 본문 말씀은 "이 후에"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 후에"를 공동번역성서는 "이런 일들이 있은 뒤에"로 번역을 했습니다. 이런 일들이라면 어떤 일을 말합니까? 아브람과 롯이 결별을 하고 아브람에게 하나님꼐서 땅과 자손의 약속을 한 일, 그리고 뒤이어 아브라함이 헤브론으로 옮겨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을 쌓았던 일, 결별한 롯으로부터 들려오는 재난의 소식을 듣고 아브람이 자기 집에서 기르고 훈련한 318명의 군사를 이끌고 나아가서 조카 롯과 재물을 빼앗아 간 그돌라오멜과 그와 함께 한 왕들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일이었습니다. 아브람은 대규모 연합군을 기습공격하여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렇지만 승리의 기쁨은 잠깐이었습니다. 오히려 큰 일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아브람에게 두려움이 엄습해 왔습니다.

  사실 아브람이 그돌라오멜의 연합군을 물리친 것은 어쩌다 이긴 것입니다. 이길만 해서 이긴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길수 있도록 하셨기 때문에 이긴 것입니다. 이처럼 어쩌다 이긴 것은 이겨놓고도 두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의 경우 그돌라오멜의 연합군이 아브라함의 군사가 가병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고 군사를 재정비해서 아브라함을 쫓는다면 아브람에게는 그돌라오멜의 연합군을 다시 물리칠 만한 군사력이 안 되었음이 자명했습니다. 믿음을 가지고 싸울 때는 그런 것들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고 겁없이 달려들어 승리를 얻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믿음이 흔들릴 때는 사실이 명확하게 눈에 들어온 것입니다. 아브람은 큰 전쟁을 기적적으로 이겨놓은 가운데서도 잠깐 믿음이 흔들렸습니다. 그러자 작은 군대로 큰 대적을 이긴 아브람이 두려움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아브람은 전쟁에서 이기고도, 지금은 불안감과 허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왜 아브람이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되었겠습니까?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의심했기 때문입니다. 두려움은 원래 불신앙과 불순종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창 13장에서 이미 아브람에게 두 가지를 약속하셨습니다. "롯이 아브람을 떠난 후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눈을 들어 너 있는 곳에서 북쪽과 남쪽 그리고 동쪽과 서쪽을 바라보라 보이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영원히 이르리라 내가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게 하리니 사람이 땅의 티끌을 능히 셀 수 있을진대 네 자손도 세리라 너는 일어나 그 땅을 종과 횡으로 두루 다녀 보라 내가 그것을 네게 주리라"(13:14~17)하셨습니다. 

  아브람은 장막을 옮겨 헤브론에 있는 마므레 상수리 수풀에 이르러 거주하며 거기서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을 쌓았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제단을 쌓고 응답한 것입니다. 그리고 롯의 소식을 들을 아브람은 거침없이 자신이 기르고 있던 사병을 이끌고 나가서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아브람도 믿음 생활이 항상 승승장구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믿음의 폼을 다 잡고 멜리세덱에게는 십일조를 바치고, 소돔왕에게는 모든 탈취물을 넘겨주고 빈손으로 헤브론으로 돌아왔습니다. 

  여기까지는 참 좋았습니다. 이렇게 쭉 나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전쟁을 마치고 헤브론에 돌아온 그는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과 자손에 대한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음을 인해서 불신앙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그러자 그에게는 두려움이 엄습해온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아브람의 두려움의 출처를 보게 됩니다. 그것은 전쟁 때문에 오늘 두려움도 아니고 자식이 없음으로 인한 두려움도 아니었습니다. 아브람의 근원적인 두려움은 하나님에 대한 신뢰의 부족입니다. 아브람은 하나님의 약속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고 있습니다. 믿음의 사람도 불신앙에 빠지면 두려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약속의 말씀을 놓치면 두려움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바로  "이 때"에 하나님께서 타이밍을 맞춰서 아브라함에게 찾아오셔서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네 방패요 너의 지극히 큰 상급이니라" 말씀하여주신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 앞에서 아브람이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우리가 믿음의 조상인 아브람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반응은 분명 감사와 찬양이여야 합니다. 그런데 아브람은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시고 나는 네 방패요 너의 지극히 큰 상급이라 하신 주님 앞에 "주 여호와여 무엇을 내게 주시려 하나이까? 했습니다. 그에 말에는 섭섭함이 묻어나옵니다. 섭섭함은 모든 관계를 근본적으로 뒤틀리게 하는 가장 무서운 감정입니다. 

  아브람이 이렇게 반응하는 것은 참으로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방패, 큰 상급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왔으나 달려 마중나와 환영해주는 자식도 없고, 함께 그것을 나누고 즐길 후손도 없습니다. 상속자도 없습니다. 하나님은 제게 후손을 약속해 주셨으면서 어찌 약속을 이행하지 아니하십니까? 원망과 불평을 쏟아냈습니다. "나는 자식이 없사오니 나의 상속자는 이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이니이다. 주께서 내게 씨를 주지 아니하셨으니 내 집에서 길린 자가 내 상속자가 될 것이니이다" 한 것입니다. 아브람은 하나님의 약속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 모습니다. 이제 약속이고 뭐고 다 치우고 내가 알아서 하고, 고대 근동의 관습에 따라서 종을 상속자로 삼겠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방법을 찾고 대안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온통 불평이고 불만 뿐입니다. 

  왜 이렇게 된 것입니까? 마땅히 감사하고 찬양해야 할 하나님의 놀라운 언약에도 불구하고 아브라함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행복해야 할 사람이 오히려 고뇌하고 고통하는 가운데 있는 듯 보이기까지 합니다. 왜 이러렇게 되었습니까? 하나는 우선순위의 문제입니다. 하나님은 지금 아브람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이 방패와 지극히 큰 상급이 되어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하십니다. 그러나 아브람은 그런 것 별로중요하지 않고 지금 당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하나님이 복주시는 것을 함께 누리고 물려줄 자식이었습니다. 그러니 고뇌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언약과 성취 사이에, 하나님의 역사와 내가 누리는 은혜 사이에는 "시간"이라는 간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의 시간과 내 시간 사이의 차이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시간은 "가장 적절한 때"이고, 나의 시간은 "지금 즉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믿음은 "기다림"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생각하실 때에 가장 적절한 시간을 나도 같이 기다리는 것이 바로 믿음의 참된 고백이요 모습입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십시오. 성급한 마음에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아브람의 질문에 하나님께서는 "그 사람이 네 상속자가 아니라 네 몸에서 날 자가 네 상속자가 되리라"(4절) 하시고서는, 저녁 시간에 아브람을 텐트 밖으로 불러내셔서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라 또 그에게 이르시되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5절)하고 달래셨습니다. 하나님은 식언치 아니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것은 반드시 주십니다. 지금 즉시 상속자를 정하면 다메섹사람 종 엘리에셀 뿐입니다. '큰 아비'라는 뜻의 아브람이 아니라 '열국의 아비'란 뜻의 아브라함이 되기를 기다리지 아니하면 이스마엘이고 (창16:15"하갈이 아브람의 아들을 낳으매 ... 그 이름을 이스마엘이라 하였더라"), 기다리면 이삭을 얻게 되는 줄로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