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현의 살림운동
오랫 동안 정박중인 배 본문
오랫 동안 항해를 멈추고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배들이 점점 많아져가고 있다고 합니다. IMF 때도 오랫동안 정박중인 배가 많았습니다만 그 이후로도 달라질 것이 별로 없습니다.왜냐하면 IMF는 탈출했다고는 하나 한일어업협정과 한중어업 협정 등에서 우리의 어장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유가가 너무 뛰어서 배를 부리는데 고비용도 문제이고 더욱이 선원들이 예전같지 않기 때문에 노동력을 구하기도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소비위축으로 수산물 소비가 줄어들어서 가격이 바닥세이기 때문에 출어를 하면 손해를 보기 때문에 출어를 애시당초 포기하는 배들이 많은 것입니다. 배를 매매해보려고도 해보지만 사겠다는 사람들은 없고 급매물만 쏟아져 나와서 할 수 없이 많은 손해를 감수하고서 배를 항구에 묶어놓고 있다고들 합니다. 항구에 오랫동안 묶여 있는 배를 바라보는 제 삼자의 마음도 씁쓸하고 아픈데 선주의 마음은 얼마나 쓰리고 아플까를 생각해 봅니다.
특히 여수는 "안강망 경기가 살아야 여수경기가 산다"는 말이 있는데 안강망의 80%가 "더 이상 조업을 못하겠다"고 합니다. 이런 연고로 여수부근의 항구들에는 장기계류 중인 선박이 즐비해 항만 기능을 떨어뜨리고 있는가 하면 심지어는 침몰 직전의 노후 선박도 늘어만 가니 문제가 아닐 수가 없습니다.
항해하는 배보다 정박해 있는 배가 빨리 녹슬고 망가진다고 합니다. 이래 저래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닌 모양입니다. 선주의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가 파도소리보다 더 크게 들리는 때입니다. 속히 출어를 준비하고 힘차게 만선의 희망을 안고 항해를 시작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정부에서도 그 동안 어선감축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인 모양입니다. 그리고 또 새로운 어선 감축을 위해서 일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어찌되었던 어민들의 한숨이 기쁨의 미소로 속히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집도 사람이 살고 있지 않는 집은 쉽게 망가집니다. 들짐승과 어린아들의 놀이터가 되고 맙니다. 자동차도 사용하지 않으면 빨리 못쓰게 됩니다. 육신도 힘을 쓰지 않으면 결국 힘을 잃고 맙니다. 머리도 쓰지 않으면 뇌세포가 그냥 죽습니다. 배도 오랫동안 항해를 하지 않고 정박해 두면 쉬 망가지고 폐선이 되고 맙니다.
요즈음 우리 국내의 항구마다 폐선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적이 있습니다. 자동차는 폐차장이 있어서 의무적으로 차주가 폐차처분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배는 폐선장이 그렇게 많이 있지를 않는가 봅니다. 있다고는 하나 제 역할을 다 하지도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정박해 있다가 고물이 되고 폐선이 되어도 폐선에 관련한 법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항구에 그대로 버려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환경의 문제도 있고 안전의 문제도 있습니다.
우리의 영적 생활도 그렇습니다. 기도하지 않고 봉사하지 않고 전도하지 않고 섬기지 않고 사랑하지 않고 그냥 정박 중인 신자들의 심령은 황폐하고 영성이 파괴되고 맙니다. 그래서 베드로 사도는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 무엇보다 열심으로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허물을 덮느니라 서로 대접하기를 원망없이 하고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각양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 같이 서로 봉사하라'(벧전 4:7-10)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선박일수록 오래된 가옥일수록 오래된 차일수록 더 많은 관심과 더 많은 돌봄이 필요합니다. 지금 정박 중에 있는 성도들은 신앙의 닻을 끌어올리고 항해를 힘차게 시작하시기를 바랍니다. 아무래도 결과가 어떻게 되었든지 물살을 힘차게 헤치고 항해하는 배가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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