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현의 살림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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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운동

돋는 해같이

유앙겔리온 2002. 3. 27. 20:49


내가 살고 있는 아주 가까운 지역에 일출이 참 장관인 곳이 있다. 차를 운전하고 가면 몇십분이면 갈 수 있는 위치이다. 그래서 우리집도 일년이면 몇 차례 일출 때문에 손님을 맞기도 한다. 그 어디에서 보는 일출일지라도 결코 아름답지 않겠는가 만은 이곳 여수 돌산에 있는 항일암에서 보는 일출은 다른 곳과는 비교불허이다. 이것은 단순히 내가 살고 있어서 갖는 편견만은 아니다. 산 중턱 절벽에 올라 동녁 바다를 가르고 솟아오르는 불덩이 같은 태양을 보고 있노라면 감동과 환희, 그 자체이다. 그 앞에 서면 벌써 많은 세상사로 채색이 되어버린 가슴일지라도 뭉클해옴을 느낀다. 그래서 그 곳은 일출을 보려고 몰려오는 해맞이 인파가 늘 분빈다. 특히 신년을 전후해서는 평소에 30분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인데 이때는 한나절이나 족히 걸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러한 불편을 감내하고서라도 해돋이 명소를 찾는 것은 그곳에서 받게 되는 그만한 보상이 있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사람들은 일출을 보면서 만사가 돋는 해처럼 되었으면 하는 기원들을 하리라. 만사가 돋는 해처럼 된다면 얼마나 좋으랴. 꼭 신년이 아니면 어떤가? 그리고 유명한 일출봉이 아니면 어떠한가? 한 해도 한달반이 지나가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새벽녘에 잠자리를 흔들어 깨워 나즈막한 언덕바지에라도 올라가 일출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아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성 싶다. 그리고 실패했을 때, 낙심했을 때, 용기를 잃었을 때, 만사에 자신이 없고 우울할 때 돋는 해 앞에 서 보면 어떨까 한다.
특히 새해를 맞고 40일이 넘어서 다시 설명절 연휴를 보내면서 이것은 다시 한번 우리에게 주는 결단의 기회이며 새생활의 설계를 위한 기회로 주셨으리라 생각하면 은혜가 된다. 이런 날에도 돋는 해를 보려고 그곳에 가보면 어떨까 싶다.
복음적으로도 보면 동방의 해 돋는 편에 "유다지파의 진기에 속한 자"가 진을 쳤으며(민 2:3), 해 돋는 편에 모세와 아론과 아론의 아들들이 진을 쳤었다(민 3:38). 다윗은 그 마지막 말에 여호와의 신이 나를 빙자하여 말하되 "저는 돋는 해 아침 빛 같다"고 했다(삼하 23:4). 특히 신약성서 누가복음 1장 78-79절 사가랴의 입에서 나온 찬양 중에서 "돋는 해가 위로부터 우리에게 임하여 어두움과 죽음의 그늘에 앉은 자에게 비취고 우리 발을 평강의 길로 인도하시리로다"라고 했다. 돋는 해의 모습은 아무래도 우리에게 일상 이상의 것을 준다. 신성하고 희망차고 무엇인가 뿌듯하게 속에서 잘 되리라 해보자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주님은 우리에게 돋는 해와 같은 분이시다. 그 분 앞에만 서면 우리는 희망을 갖게 되고 잃었던 것을 회복하게 되고 구원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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