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현의 살림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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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운동

잃어야 얻습니다

유앙겔리온 2004. 11. 11. 09:10
 

 

  금년에도 자신의 의도와 관계가 있었든 없었든 몇 번의 단풍구경과 산행을 했습니다. 이런 저런 모임과 이유들 때문이었습니다. 그 풍경이 장관이었습니다. 출발할 때는 부득이 함으로 출발했을지라도 자연의 품에 안기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가장 즐기는 사람이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지금은 계절적으로 나무가 석양노을처럼 최고의 아름다운 색깔로 물들였던 자신의 잎을 버리는 때입니다. 나무가 잎을 버리지 아니하면 봄에 새싹을 얻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무가 잎을 버리지 아니하면 성장도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무는 새 잎을 얻기 위해서 묵은 잎을 과감하게 버리는 것입니다. 성장을 위해서 이젠 장애물로 남은 묵은 잎을 잔인하리만큼 철저하게 버립니다. 자연은 한 없이 너그러운 것 같으면서도 너무나도 자인한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생존과 공존을 위한 유전자적 활동이라 생각됩니다.


  사람들이 단풍구경을 하고 다닐 때 나무는 자신의 일부분을 떨쳐내기 위해서 몸살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버려야 할 자신의 일부분을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기도록 하기 위해서 곱게 물을 들인 것입니다. 단풍은 가지와 잎사귀의 고운 이별연습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자신의 일부분을 버리는 일은 슬픈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나무가 이별하고 버리는 것은 결코 자학적이거나 자멸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당연한 수순입니다. 사람들이 단풍구경을 하는 사이 나무는 새 봄을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잃을 수 있는 용기가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기회도 생기는 것입니다. 쓰다가 낡은 것, 또는 유행이 지나간 것, 또 고장이 나서 쓸 수 없게 된 것, 가지고 있으므로 인해서 손해를 가져다 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게 아무런 유익을 주지 못한 것이나 연고가 없는 것 해로운 것들 이런 것들은 누가나 쉽게 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게 유익하던 것들을 다 해로 여겨 버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입니다.


  성경 히브리서 11장:24~26에 보면 "믿음으로 모세는 장성하여 바로의 공주의 아들이라 칭함을 거절하고 도리어 하나님의 백성과 함께 고난 받기를 잠시 죄악의 낙을 누리는 것보다 더 좋아하고 그리스도를 위하여 받는 능욕을 애굽의 모든 보화보다 더 큰 재물로 여겼으니 이는 상주심을 바라봄이라"했습니다. 바로의 공주의 아들로 평안히 살았으면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고 잘하면 대애굽의 황제가 될 수도 있었지만 모세는 이 큰 기회를 거절했습니다. 그런 모세이기에 수없이 많은 역사의 수레바퀴가 굴러왔어도, 그리고 또 그렇게 굴러갈지라도 모세는 출애굽사건과 함께 영원히 기억될 것이며 모든 이들에게 출애굽의 에너지로 작용할 것입니다.


  우리는 정말 가치 있는 것을 얻기 위해서 잃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자신에게 유익하던 것을 다 해롭게 여기고 배설물 같이 여길 수 있어야 합니다. 이처럼 잃고 얻는 삶의 소신과 철학과 믿음을 가지고 사는 사람만이 참된 것을 이루어낼 수 있고 참된 행복을 누릴 수가 있습니다. 이처럼 잃고 얻는 삶의 결단을 실천한 자만이 삶이 얼마나 행복하고 풍요로운가를 알고 감사하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