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현의 살림운동
허세를 버려야 한다. 본문
어떤 수필가가 한국인의 내면을 분석하면서 "광택인간"라고 말한 적이 있다. 광택인간이란 속은 어쩌든 밖을 바르고 문지르고 각을 세우고 번쩍번쩍 빛을 내서 삐가번쩍하게 하는 그런 속성을 가진 인간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말에 "때 빼고 광낸다"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우리 사회는 삐가번쩍하는 것을 부추기고 그것을 좋아하는 사회이다. 한국인이 광택인간이라고 하면 한국문화도 광택문화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겉모양을 치장하는데 과도하게 욕심을 부린다. 속은 텅텅 비어 있는데 겉만 번지르르한 문화이다. 이런 영향으로 디자인이 우수한 나라가 되기는 했지만 내용이 변변치 않고 기술이 없는 디자인은 잠깐의 호기심만을 자극할 뿐 항구적인 방법이나 대안은 아닌 것이다.
우리는 지금 신용불량자가 400만 명이 넘은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 사실 이 정도라면 마음 놓고 경제적 행위를 하기가 위험한 상태이다. 신용불량자와 거래를 하면 결국은 손해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 신용불량자중에 많은 사람들이 허세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없으면서도 있는 체 하려다보니 빛을 내게 되고 갚을 능력도 없으면서 허세를 부렸으니 갚을 길이 없어 신용불량자가 되고 만 것이다. 가난하면서도 부한 체하다가 그렇게 된 것이다. 가난하면 가난하게 사는 것이 지혜이다. 솔직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다. 가난하면서도 부한 체 포장을 해서 살려다 보면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물질의 허세를 버려야 한다.
빈자는 빈자처럼 살아야 한다. 빈자가 부자처럼 살려고 하면 결국은 신용불량자가 될 수밖에 없으며 경제의 파산자, 더 나아가 인생 파산자가 될 수밖에 없다. 겉을 꾸미는데 기울이는 정성과 수고를 속사람을 가꾸는 일에 사용하는 지혜가 우리에게 있어야 한다. 물질의 허세를 부리다가 거달난 사람들이 우리 사회는 많다.
그리고 그 물질의 허세에 눈이 멀어서 사람을 선택했다가 후회한 부부들이 너무 많다. 사람을 선택할 때 물질의 허세에 기준을 두어서는 안 된다. 그런 사람은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
감정의 허세를 버려야 한다.
슬플 때 슬퍼해야 한다. 기쁠 때 기뻐해야 한다. 자신이 강한 것처럼 허세를 부릴 필요가 없다. 그래야 위로 받을 수가 있는 것이다. 울고 싶을 때 울어야 건강한 것이다. 웃고 싶을 때 웃어야 유쾌해 진다. 그것을 참고 억누르고 있으면 병만 깊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장소나 상황도 분간하지 못하고서 감정을 표현하라는 것은 아니다. 솔직한 것과 미련하고 예의 없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감정에 솔직해야 한다. 그렇지만 지혜롭게 예의를 가져야 하는 것도 잃지 말아야 한다. 그 정도는 상식적인 것이 아닌가?
감당하지도 못할 그런 용기는 되레 큰 부담이 되고 걱정거리만 된다. 그럼으로 만용을 부리는 것도 감정의 허세인 것이다. 약한 자는 약한 자로 살아가야 한다. 새가슴이 만용을 부리면 결국 그 새가슴 터지고 만다. 그렇지 않겠는가? 허세는 버려야 한다.
영적인 허세를 부리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이 하나님 앞에 마땅히 경배와 찬양을 드리며 하나님을 섬겨야 하는데 사람들은 영적인 허세를 잘 부린다. "하나님을 믿으려면 나를 믿어라"한다. "예수를 믿으려면 내 주먹을 믿어" 그러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믿는 자 중에도 자신의 믿음을 자랑하고 없는 은사도 있는 체 하면서 영적인 교만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영적인 허세를 버려야 한다. 구원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날마다 이루어가는 것이며 모든 은혜와 은사도 사는 날 동안 지속적으로 하나님께로부터 공급받아야 할 선물인 것이다. 그러므로 허세를 부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한자숙어 중에 "당랑거철(螳螂拒轍)"이란 말이 있다. 그 뜻은 사마귀[螳螂]가 앞발을 들고 수레바퀴를 가로막는다는 뜻이다. 즉 미약한 제 분수도 모르고 강적에게 항거하거나 덤벼드는 무모한 행동의 비유로서 허세를 말하는 것이다. 허세는 반드시 무너진다. 그러므로 허세를 부려서는 안 된다. 허세는 버려야 한다. 허세 부리다가 망한 사람과 나라가 부지기수이다. 있는 대로 살아야 한다. 자신의 생김과 모양대로 분수껏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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