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현의 살림운동
아름다운 것을 힘써 지키라 본문
경사진 곳을 걸어가거나 서 있는 사람은 항상 굴러 떨어질 위험에 처하게 되듯이 아름다운 것을 힘써 지키지 않으면 결국 그 아름다움을 잃게 되고 마는 것이다. 추하고 더러운 것은 가만히 놓아두어도 추하고 더러움을 유지하고 성장시키며 확장시켜 나간다. 그러므로 추하고 더러워지려고 노력할 필요가 전혀 없다. 먼지는 의도하지 않아도 쌓이고 쌓이는 것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것은 그렇지 않다.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수고와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진리를 지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인간은 역사, 문화, 철학, 사상, 신학, 신앙, 이념, 유전, 전통 등등의 것들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진리와 진실이 이러한 것들로 인하여 묻혀 있게 되거나 덮여 있게 되거나 감추어져 있거나 변형되거나 변질되어져서는 안 된다. 진리와 진실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진리에 덧입혀 놓은 옷들, 진리에 마구지어 놓은 집들, 진리를 가두어 놓은 그릇들이 있을 수 있다. 이제 우리들은 진리에 덧입혀 놓은 옷들은 벗겨야 하며, 마구지어 놓은 집들은 헐어야 하며, 가두어 놓은 그릇은 깨뜨려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화평을 지키는 것”은 정말 아름다운 것이다. 사람이 유능하면 참 좋다. 그러나 유능하다는 이유로 화평을 지키지 못하거나 화평을 깨는 자의 역할을 한다면 차라리 무능한 편이 훨씬 낫다. 무엇보다도 자기가 속하여 있는 공동체의 화평을 깨트리는 것은 가장 추하고 더러운 것이다. 가룟유다는 유능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화평을 깬 자였다. 배신자이며 배교자였다. 화평을 이루려고 힘쓰고 애쓰는 땀방울이야 말로 어떤 보석보다도 아름다운 보석인 것이다.
진리를 지키는 것, 그리고 화평을 이루는 것은 둘 다 아름다운 가치인데 진리를 지킨다고 화평을 허물고 화평을 이룬다고 진리를 깨트리는 일이 우리 일상에는 허다하다. 상존과 상생의 원리에 익숙치 못한 결과일 것이다. 진리를 지키면서 화평도 지켜내야 하는 것이 오늘 우리가 다 승리하는 것이리라. 우리 사회는 지금 대선자금 문제로 혼란을 겪고 있다. 진실을 깨내는 것도 중요하다. 아니 꼭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나 화평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선택하라고 강요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소명이며 우리가 이 시대에 지켜야할 사명인 것이다. 어느 한쪽이 아니라 둘 다를 지켜야할 소명이며 사명에 있다.
독존하는 아름다움보다는 상존하는 아름다움이 더 크다. 많은 재난과 시련들로 인하여 지치고 상한 우리들에게 자연은 40년 만에 최고로 아름다운 단풍을 선물로 주었다. 형형색색의 나뭇잎들이 만들어낸 조화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자연의 이치를 살피니 함께 어울림의 아름다움이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닐까 싶다. 가까운 곳에 단풍구경이나 가보자. 그리고 자연에서 배우자. 오늘 나는 단풍구경가련다.
'살림운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프터 써비스 (0) | 2003.11.20 |
---|---|
자기 약점과 자기 부끄러움을 이기라 (0) | 2003.11.20 |
우월감은 곧 열등감 (0) | 2003.10.31 |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안기는 것 (0) | 2003.10.23 |
물에도 의식이 있다. (0) | 2003.1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