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현의 살림운동
우월감은 곧 열등감 본문
모 자동차회사가 자사의 차량을 광고하면서 "대한민국의 1퍼센트"만이 탈 수 있는 차라고 선전을 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이것은 소비자의 우월감을 자극해서 차량 판매고를 높이고자는 상업적인 전술전략인 것이다. 남보다 더 좋은 차를 탄다는 우월감, 나도 이제는 대한민국에서 1퍼센트에 속하는 귀족이 되었다는 우월감을 자극한 것이다. 그래서 광고에 미혹된 사람들로 하여금 무리를 해서라도 그런 차를 사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우월감을 자극해서 물건을 사게 하거나 어떤 힘을 소유하게 하는 이 상업주의가 현대사회 시스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파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우월감을 자극할지라도 소유해서는 안 될 것에는 마음을 두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인간은 남보다 더 많고 큰 것을 가지고 싶어 하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남보다 더 많은 재산을 가지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것을 소유함으로 인해서 나는 남보다 더 우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남보다 우월해지려고 과욕을 부리고 과용함으로써 인간은 병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남이 갖고 있지 않는 것이나 남이 가진 것보다 더 좋은 것을 가지면 우월감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흥분된 감정은 잠깐 동안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곧 그것 때문에 이전에 없었던 고통도 함께 맛보게 되는 것이다.
George Bernard Shaw는 이런 말을 했다. “이웃에 대한 가장 악한 죄는 그를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나를 구별하는 것이다.” 즉 이웃과 나는 같을 수 없다. 내가 더 낫다. 내가 더 나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가장 무서운 죄악이라고 말한 것이다. 우리는 남에 대해서는 준엄하고 나 자신에 대해서는 관대한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 남을 향하여서는 모멸의 눈으로 보고 나를 향하여서는 과찬의 눈으로 본다. 타인은 사정없이 비판하면서 자기 비판은 게을리 한다. 나의 잘못은 덮어두고 남의 허물을 찾기 바쁘다. 나의 부패는 거론하지 않고 남의 부패만 소리 높여 공격한다. 이것이 우리가 빠지기 쉬운 함정이요 범하기 쉬운 과오이다.
우월감(優越感 ; superiority feeling)이라는 용어는 오스트리아의 정신의학자 A.아들러가 사용한 용어로서 이 용어에는 자기 자신이 남보다 우수하다는 객관성은 내포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즉 우월감은 열등감의 보상 또는 열등감에 대한 방위(防衛)로서 생긴 말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나친 우월감은 열등감을 숨겨보려는 병리상태에서 나타나는 방어기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즈음 노무현정권의 실세들이 가지고 있는 우월감은 아무래도 열등감에 대한 보상이나 열등감에 대한 방위적인 측면이 없지 않아 있는 듯해서 마음이 안쓰럽다. 자신들이 개혁의 주체가 되려면 먼저 자신을 개혁해야 할 것이다. 도덕적 우월감으로 개혁이 되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만이 대한민국의 1%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러한 생각이 결국 국민통합이나 사회통합을 어렵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월감을 버리라. 우리 모두가 잘한 일과 못한 일에서 동일한 존재이며 다 함께 책임을 져야할 공동운명체인 것을 생각하자. 기업들도 뚜렷한 의식이 없는 이들의 우월감을 부추겨 재화를 긁어 모르려고 하지 말고 공동체 정신을 살려내 민족이 다 잘 사는 길을 가야 할 것이다.
예수님는 우월감을 부추겨 선교하게 하거나 우월감을 부추겨 자신에게 충성하는 것을 유도하지 아니하셨다. 오히려 자신이 스스로 우월감을 버리심으로 말미암아 너희들도 나와 같이 우월감을 버림으로 나의 제자가 되리라고 말씀하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월감을 경쟁적으로 드러내며 우월감으로 선교하려는 것은 대단히 예수적인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에게는 우월감이 없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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