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현의 살림운동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본문

살림운동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유앙겔리온 2002. 6. 28. 09:17

히딩크감독이 16강에 진출한 후 인터뷰에서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라고 했다. 당시 한국축구의 목표는 16강이었다. 그래서 모두가 16강진출을 해서 승리에 배부르다고 할 줄 알았는데 그는 아니었다. 다시 말하면 16강에 목표가 있지 않았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8강 그리고 4강 그리고 결승전에 마음이 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말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 16강에서 8강으로 8강에서 4강으로 내리달리는 전력투구를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비록 결승까지는 가지 못하고 그 승리의 행진이 지난 밤에 멈추고 말았지만, 여전히 그가 남긴 짧은 그 한마디 말이 아직도 강한 의욕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금번 월트컵은 17회이다. 앞으로도 4년마다 계속해서 월드컵의 수레바퀴는 굴러갈 것이다. 그리고 승리에 굶주린 자를 태울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다.

고픔을 느끼지 못한다면 결국 앞으로 나가는 것도 멈추고 말 것이다. 무엇엔가 배가 고파 있다는 표현은 대단히 의욕적인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인류는 이 배고픔을 통하여 이만큼 발전해 왔으며 앞으로도 배고픔을 느끼는 사람들을 통하여 희망이 있게 될 것이다. 배부른 고양이는 쥐를 잡지 않는 법이다. 잠언 29:18에 "묵시가 없으면 백성이 방자히 행하거니와......"라고 했다.

우리 민족은 그 동안 여러 분야에서 배고픔을 당하여 왔다.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자긍심과 환희에 굶주려 왔다. 우리는 가난하다고 이 나라를 떠나고,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 교육이민을 떠나고, 선진국의 시민권을 얻기 위하여 많은 비용을 들여서 출산여행을 떠나는 나라에 살면서 자존심에 배고파 왔다. 그런데 금번에 축구가 그런 고픔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를 해 준 것 같아 축구가 고맙다. 근래에는 대한민국 사람인 것이 자랑스럽다는 말을 여기저기서 수 없이 들을 수 있다. 월드컵 경기에서 한국축구가 달성한 기적과도 같은 업적들을 통하여 우리 국민의 자긍심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모를 일이다. 다른 것들이 해주지 못한 것을 축구가 그 배고픔을 채워주는 역할을 해주었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길거리에서 축구장에서 가정에서 그렇게 열광할 수 있었던 것이아닌가 한다. 축구는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대단히 의기소침해 있고 배고파 있던 우리에게 그것을 채워주는 역할을 성실히 해 준 것이다.

배 고픈 것을 풀어주는 것이 경제라 하고, 눈 고픈 것을 풀어주는 것이 미술이라 하고, 귀 고픈 것을 풀어주는 것이 음악이라 하며, 마음의 고픈 것을 풀어주는 것이 문학이라 했던가, 옳은 말이다. 축구는 대한민국사람으로서 환희에 굶주리고 있던 우리에게 그 굶주림을 풀어주었다. 정치의 후진성과 온갖 부정과 불법 게이트 천국에 살면서 기쁨을 잃고 있었는데 금번에 축구는 그런 고픔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 주었다. 모든 것이 스포츠만 같았으면 하는 바램을 갖는다.

우리 신앙인들은 남달리 영혼의 고픔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앙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영혼의 고픔을 모른다면 어찌 우리가 신앙인이 될 수 있었겠는가? 영혼의 고픔을 알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영혼의 고픈 것을 해결해 주는 것이 신앙이다. 경제 미술 음악 문학 스포츠로 배고픈 것과 눈 고픈 것과 귀 고픈 것이 채워진다고 해도 “영혼의 고픔”은 온전히 해결되지 않는다. 그러나 경제 미술 음악 문학 스포츠로 고픈 것이 채워지지 않는다고 해도 영혼의 고픔이 해결된다면 배가 부르고 눈과 귀와 마음이 가득찬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하박국선지자는 고백하기를 “비록 무화과 나무가 무성치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식물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출이 없을찌라도 나는 여호와를 인하여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을 인하여 기뻐하리로다”(합 3:17-18)라고 했다. 바울사도의 해와 달과 별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중에 “찬미와 감사”는 영혼의 고픔을 알고 그 영혼의 고픔이 채워진 자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시편 107:9에서는 “하나님은 사모하는 영혼을 만족케 하시며 고픈 영혼이라야 좋은 것으로 채워주신다”는 했다. 예수께서는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배부를 것임이요”(마 5:6)하셨다. 하나님 앞에서 배부른 자처럼 배나 두드리고 있어서는 아니 되겠다. 하나님 앞에서 “나는 아직도 여전히 배가 고픕니다”하는 자세로 늘 영적인 은혜를 사모하며 사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




'살림운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으로 돌아가라  (0) 2002.07.10
화분을 가꾸며  (0) 2002.07.03
모네기가 주는 교훈  (0) 2002.06.21
대~한민국, 오! 필승코리아  (0) 2002.06.19
말의 굴레  (0) 2002.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