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현의 살림운동
말의 굴레 본문
우리는 말의 홍수 속에서 현대를 살고 있다. 자고 깨면 쏟아지는 광고와 온갖 뉴스들, 옥석을 가리기 힘든 산더미처럼 쌓이는 정보들, 정말 말의 홍수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말 속에 묻혀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물난리를 겪는다. 그런데 홍수로 물난리가 날 때 부족하다고 도움을 구하는 것 중에 으뜸이 식수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홍수가 났을 때 정작 마실 물이 부족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말의 홍수 가운데 사는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작 또한 생수와 같은 참 말이다. 흙탕 물 같은 말들 가운데서 맑고 참되며 정직한 말을 찾게 되는 것이다.
말은 인류가 문명이라는 건물을 세우는 벽돌과도 같으며, 문화를 꽃피우게 하는 기름진 토양과도 같다. 우리는 말로 사람을 감화하며 감동시키기도 하고, 말로 상대를 설득을 하기도 하고 교화시키며, 말로 지시와 명령을 하기도 하고, 말로 의사를 전달하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말로 타인의 마음을 유혹을 하기도 하고, 말로 내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기도 하고, 말로 담합을 하고 모의를 하고 묘사를 꾸미기도 한다. 그래서 누구나 말을 잘하기를 소원한다. 그러나 말을 기계적으로 잘하는 것보다는 말이 갖고 있는 정보성에 진실과 정직과 명확함이 있어야 한다. 정보가 아무리 좋은 매체를 통하여 홍수처럼 쏟아져 들어온다고 해도 그 정보에 진실이 없고 정직이 없고 명확함이 없다고 하면 불필요한 것일 뿐이다. 그런 정보는 피해자를 양산할 뿐인 것이다.
선거철이나 정권말기가 되면 언제나 각종 “설”이 난무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설은 보통 부풀려지거나 과장되어 전달되기 마련이다. 말에는 정직성과 책임성이 있어야 하는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편협하고 주관적인 생각을 쏟아내 놓은 정략적인 말들 때문에 온통 말에 의한 상처만 쌓여간다. 말은 이처럼 선악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성서는 말과 관계된 교훈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담고 있다. 특히 지혜서인 잠언은 말에 대한 귀중한 교훈들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주님께서도 말의 중요성을 언급하셨다. “오직 너희는 옳다 옳다, 아니다 아니다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 좇아 나느니라”(마 5:37)하셨으며, “네 말로 의롭다 함을 받고 네 말로 정죄함을 받으리라”(마 12:37)하셨다. 말은 적절하게 사용되면 모든 생명체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 되지만 부적절하게 하면 파괴적인 작용을 낳게 된다. 말에는 그만한 능력이 있는 것이다. 성부 하나님께서는 말씀으로 천지와 그 중에 있어야 할 것들을 창조하셨다. 그리고 성자 하나님은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세상을 구원하려 오셨다. 성령 하나님은 말씀을 생각나게 하시며 우리의 기도를 도우시며 우리의 말에 책임을 져 주신다. 그러므로 말은 신중하게 해야 하며 정직하고 바르게 사용해야 한다.
말은 그 내용이 좋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방법이 좋아야 한다. 그래야 그 말이 좋은 말이 될 수 있다. 어떤 사람들보다 우리 크리스챤들이 진실하게 말하는 법을 배우고, 정직히 말하는 법을 배우고, 명확하게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하겠다.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는 삶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말하는 것이 아무리 진실하고 정직하고 명확한 것일지라도 남을 살리기 위한 것이 아닌 죽이기 위한 것이라면 옳은 것이 아니다. 말에는 살림의 정신이 살아 있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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