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현의 살림운동
함께 아파해야 본문
요즈음 일본의 우경화가 극에 달하고 있어 일본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나라와 민족들의 우려하는 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에 동조하고 도움을 주고 있는 피해 민족의 일원들이 있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언제나 함께 아파하지 않고 형제의 아픔을 왜곡하고 그것을 이용해서 자신의 유익을 추구하는 사람들 때문에 상처가 더욱 깊어지는 것이다.
유대인을 생각하자면 자연 탈무드가 연상이 된다. 그만큼 탈무드는 유대민족을 지탱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탈무드는 기원전 5백년에서 기원후 5백년에 걸쳐 입으로 전승되어져 오던 이야기들을 2천명이나 되는 학자들이 모여서 편찬한 1만 2천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책이다.
이 탈무드에 보면 “머리가 둘 달린 아기”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만일 머리가 둘인 아이가 태어났다면 이 아기는 두 사람인가? 한 사람인가?” 탈무드는 이 질문에 대해서 스스로대답을 하고 있다. “만일 뜨거운 물방울을 한쪽 머리에 떨어뜨려 보아서 둘 다 뜨겁다고 소리를 지르면 한 사람이고 한쪽만 소리를 지르면 두 사람이다”는 것이다. 사실 이것만 가지고는 하나의 우스개 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이 이야기 속에 고난에 찬 약소민족인 이스라엘이 주체성을 상실하지 않고 역사를 지탱해 온 비결이 숨겨져 있다.
유대인들은 이 이야기를 통하여 다음과 같은 교훈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 본토의 유대인이 박해를 받거나 혹은 세계에 흩어져 사는 유대인들이 괴로움을 받을 때 누구라도 함께 아픔을 느끼고 함께 소리를 지르면 그 사람은 진정한 유대인이고 그렇지 않으면 유대인 아니라는 것이다.
함께 아파하는 사람이 진정한 형제요 자매이며 가족인 것이다.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자기만 즐거워하는 것은 이방인인 것이다. 우리 함께 아파할 줄 아는 사람들이 되자. 형제와 자매의 아픔을 외면하지 말자.
가끔 이곳저곳에서 이웃의 잘못을 격렬하게 비난하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정말 비난 하는 사람은 비난할 만한 자격이 있을까? 정말 자신은 비난 받을 만한 것이 없을까? 형제를 비난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비난해보아야 할 것이다. 형제를 비난하기 전에 자신이 마음을 아파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형제를 비난할 자격이 있다. 그렇지 않다고 하면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 자제해야 한다. 무책임하게 입만 열면 비난하는 버릇을 고쳐야 한다. 민족이 서로 상처를 더해서는 안 된다. 모두가 서로를 아파할 줄 아는 공동체가 되었으면 좋겠다.
'살림운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충 그까짓거..... (0) | 2005.04.05 |
---|---|
한국 크리스찬에게 고함 (0) | 2005.03.23 |
유쾌하게 삽시다 (0) | 2005.03.07 |
잘 들어주는 사람 (0) | 2005.03.01 |
낙적천석(落滴穿石) (0) | 2005.0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