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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운동

대입의 오차

유앙겔리온 2004. 12. 29. 10:58
 

  어떤 사람이 강으로 낚시질을 하러 가다가 산딸기를 맛이 있게 따먹었다. 이 사람은 자기가 맛있게 먹은 산딸기를 한줌 따가지고 가서 낚시 바늘에 뀌어 낚시 밥으로 사용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도 단 한 마리의 물고기도 낚시에 걸리지 않더라는 것이다. 이처럼 내가 좋아한다고 다른 모든 사람도 좋아할 것으로 생각하는데서 발생하는 잘못을 “대입의 오차”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대입의 오차에 빠져 있을 때가 참 많다.


  내가 좋아한다고 다 좋아 하는 것이 아니며 내가 싫어한다고 다 싫어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내가 사랑하고, 내게 유익한 것이라고 해서 남들도 다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내 지식, 내 생각, 내 경험만이 절대적인 것이라고 고집을 부려서는 안 된다. 물고기는 곱고 상큼한 산딸기보다는 더럽고 징그러운 지렁이를 훨씬 더 좋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낚시밥에 산딸기를 사용하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것이랴. 그러므로 서로 주장하는 자세로 하지 말고  남을 나보다 낫게 여겨 나의 기호를 버리고 상대방의 기호를 사용할 수 있는 아량을 가져야 한다. 


  자기 기분에 따라 말하고 자기 입장에서 생각하고 자기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쉽고 간단하다. 그러나 그럼으로 인해서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아픔을 겪어야 하고 남몰래 눈물을 흘려야 하는 일이 생기게 된다. 성탄절 다음날 동남아시아(이도네시아 스리랑카 인도 태국 등)에 강진이 있어서 그로인한 피해가 엄청나다. 사망자만 11만 7천 8백명(정확한 숫자는 아직 알 수없지만)에 이르고 있다고 하니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할 수 있다. 인간의 죄 값을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전혀 무신론적인 입장에서 지구과학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하려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나면서 소경된 자를 놓고 누구의 죄로 인함이냐는 물음에 예수는 “이 사람이나 그 부모가 죄를 범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니라”(요 9:1 이하)고 하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실로암에서 망대가 무너져 치어 죽은 열여덟 사람이 예루살렘에 거한 모든 사람들보다 죄가 더 많아서 죽은 줄 아느냐?”(눅 13:4)고 하신 것이다. 근래에 들어서 이곳 저곳에서 대형 참사가 참 많았다. 그로 인해서 많은 인명이 죽었는데 그 사람들이 생존해 있는 우리들보다 더 죄가 많아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내려온 인습적이고 종교적인 지혜는 모든 것이 다 죄 때문이라는 것이다. 전쟁에 저도 죄 때문이며 사고와 사건과 질병과 늙는 것과 죽는 것도 다 죄 때문이며 홍수가 나고 지진이 나고 토네이도와 같은 광풍에 집이 무너지고 인명이 죽고 상해를 입어도 다 죄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그 마음에 하나님이 없는 자들은 모든 게 우연한 것으로 생각하거나 또는 과학적 원인만이 전부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런 저런 이론들을 말하고 처방전을 내놓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미신적인 사람들은 하찮은 이유를 대면서 자기들의 신탁을 늘어놓기도 한다. 

 

  주님은 전혀 다른 표준과 기준을 말씀하신 것이다.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니라”무조건 죄 때문이라고 하는 근본주의자들이나 하나님의 손길을 배제하고 과학적인 지식으로만 대하려는 유물주의자들, 이런 기회를 자신들의 신탁을 선전하려는 미신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서로 “대입의 오차”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재난이 닥쳤을 때 재난 당한 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것이 첫 번째 그들에게 줄 구호이며 지원이다. 그리고 다른 것은 그 다음이다.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러한 우선순위는 시간적인 차원이 아니라 심정적인 차원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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