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현의 살림운동
파문 본문
호수에 돌멩이를 던지면 그 던져진 자리에서부터 가장자리까지 연속적으로 동그란 파문이 일어난다. 그리고는 그 파문은 눈앞에서 곧 사라져 없어져 버린다. 그러나 눈앞에서 사라져버렸다고 해서 파문이 없어져 버렸다고 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 호수는 파문을 깊이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언제라도 호숫가에 서 보노라면 이것이 재미가 있고 흥미로워서 자꾸만 호수에 돌멩이를 던져보았던 옛날 기억이 새로워진다. 그렇게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가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겠으나 거기까진 헤아릴 심산이 아니었다.
우리의 행위는 마치 넓고 깊은 호수에 돌멩이를 던지면 그 던져진 자리에서부터 가장자리까지 그 파문이 일어나는 것처럼 모든 이에게 영향을 미쳐간다. 사람의 움직임 하나하나 즉 생각이나 말이나 행위 그리고 몸짓까지도 그 삶의 공간과 현장에 물결을 일으키게 된다. 그것이 선하고 바르면 그 물결은 선하고 바르게 물결쳐 갈 것이고 그것이 더럽고 추하면 그 물결은 더럽고 추하게 물결쳐 갈 것이다.
파장과 파문은 사회적 격려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파장과 파문은 선순환이든지 악순환이든지 순환되는 것이다. 파장과 파문은 확장성과 전염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삼가 자기를 살피면서 살아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더욱이 남달리 타인에게 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에 있을수록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 인생에게 주어진 자리의 무게만큼 그에게 책임의 무게도 주어진 것이다.
요즈음 우리 사회에는 전국적인 수능부정사건, 밀양 고교생들의 여중생집단성폭행사건, 이철우의원의 간첩공방사건 등등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사건들로 사회가 어수선하다. 거기다가 경제적 불황은 커다란 파문이 되어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런 파문은 사회를 어둡게 하고 이 사회의 일원임을 부끄럽게 생각하게 한다. 기회가 주어지면 이 사회를 떠나고 싶다는 사람이 42%에 달한다고 하니 심각한 수준이다.
이 사회에 좋은 파문을 일으킬 사람이 필요하다. 작지만 잔잔한 파문을 일으킬 운동이 필요하다. 멀리 가서 큰 파문을 일으키진 못할지라도 우리가 서 있는 지금 이 자리에서 작은 파문이라도 일으켜 보자. 선행의 작은 돌멩이를 이 사회의 호수에 던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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