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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평

유앙겔리온 2007. 9. 18. 21:16

  보프(Leonardo Boff)라는 학자는 「Jesus Christ Liberator」 (Orbis Book, 1978) 즉 「해방자 예수 그리스도」라는 책에서 "3,400년간의 기록된 인류의 역사 중에 3,166년간은 전쟁을 하였고, 나머지 234년은 전쟁을 준비하는 세월을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인류 역사는 전쟁을 준비하고 전쟁을 수행한 역사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은 화평을 꿈꾸고 화평을 말지만 결코 화평하지 않는 세상입니다. 우리는 어디를 보든지 싸움을 봅니다. 국가간, 동서간, 남북간, 종교간, 계층간, 인종간, 성별간, 심지어는 한가족 안에서 형제간, 부모자식간, 노소간, 한 어미의 태 안에서 쌍태간의 싸움과 전쟁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을 부추기고 즐기며 이것을 통해서 무엇인가 챙기려는 사람들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인간의 욕구와 인간의 마음에 돋아난 쓴뿌리들로 말미암아 세상은 분쟁과 싸움이 그치지 않는 곳이 되었습니다. 보프가 지적한 그런 전쟁이 아니더라도 사람은 자신이 원하든지 원치 않든지 간에 전쟁 가운데 살아갑니다. 질병과의 전쟁, 인간관계의 전쟁, 경제적인 전쟁, 환경적인 전쟁, 영적전쟁과 같은 여러 가지 전투 속에서 한날 한날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늘 전쟁으로 인한 상처와 아픔에 시달리며 평화를 희구하게 됩니다.

 

  신약성서에서 "화평"이란 말은 에이레네라고 하는데 신약성경에 88번 정도 나옵니다. 이 말은 구약 "샬롬"을 번역한 말인데 신구약을 합하면 이 평화란 말이 400번 이상 등장합니다. 그리고 "화평케 하는 자"란 말은 「에이레노 포이오스」라고 합니다. 이 말은 평화를 만드는 자 즉 영어에 Peace Maker라는 말과 같은 말입니다. 이 말은 단순히 평화를 동경하는 사람, 평화를 즐기는 사람, 평화를 사랑하는 자, 평화예찬론자 정도의 소극적인 뜻이 아닙니다. 평화를 위해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사람, 평화를 조장하는 사람, 화해를 창조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알라스카 에스키모인들은 "평화"란 "원수를 친구로 삼는 것"이라고 해석을 합니다.

 

  분쟁의 자리에서도 화평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 되어야지 화평의 자리를 분쟁의 자리로 바꾸어놓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어떤 분쟁의 자리에라도 자신이 들어가면 화평이 이루어지는 사람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조용하던 자리에 그 사람만 들어가면 꼭 분쟁이 일어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런 분쟁을 만드는 사람으로 작용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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