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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운동

이런 일은 다시 없기를.......

유앙겔리온 2003. 2. 22. 18:53

한 사람 또는 그룹으로 불특정다수를 향한 무차별적인 분풀이성 범죄들이 사회병리적인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어제 발생한 한 50대 남자가 불특정다수를 향한 대구지하철방화사건은 그 극치를 이룬 사건이라 아니할 수 없다. “혼자 죽으면 억울해서 사람이 많은 지하철을 택했다”며 사회에 대한 원망과 불만을 지하철방화로 표출했던 결과는 사망 125명, 부상 140명, 실종신고자가 320명에 이르고 있다. 한 사람이 행한 범죄행위치고는 그 인명과 재산상의 피해가 너무 크고 엄청나다. 국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만큼의 규모이니 소름이 끼칠 일이다.

한 사람의 작은 범죄행위가 이렇게 까지 커진 데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안전에 대한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우리의 안전에 대한 시스템은 아직도 대단히 후진적인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 분명하다.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지하철운행과 사고 대처방식이 사고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은 우리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우리가 뭐 대단한 것을 이루었다고 한 것이 별개 아니로구나 하는 한탄과 자조를 낳게 한다. 지하에 전철이 다니고 땅위에 높은 빌딩이 올라가고 하늘에는 가공할만한 속도로 비행기가 날고는 있지만 여전히 생각은 농경사회의 전원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대형사고공화국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그 동안 끊임없이 대형사고를 겪어왔다. 그럴 때마다 떠들썩하게 대책회의를 한다, 재발방지를 위해서 무엇을 한다, 소란을 피우지만 그때뿐이고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랬나 싶게 잊어버리고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만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스스로 비하하여 우리 민족을 냄비에 비유하기도 한다. 우리 민족은 냄비처럼 빨리 끊었다가 빨리 식어버리는 습성을 가졌다는 것이다. 소 잃은 뒤에 외양간을 고치더라도 좀 철저하게 고쳐서 다음에는 절대로 소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해야 되지 않겠는가?

또 얼마나 수선을 피워댈지 불을 본 듯 뻔한 일이다. 지하철에 종사하는 사람들 또 몇 날 동안은 힘들겠지. 그러나 또 그러다 말 것이다. 근본적인 개선이나 치유 없이 또 그렇게 지나가고 말 것이다. 그래서 참사는 또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사회적 시설들은 그 만큼 더 안전대책이 필요하며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수습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특정다수를 향한 범죄의 유혹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고 그 때마다 죄없는 백성만 다치게 된다.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사회적 원망과 불만 세력을 치유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 가난한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등등 이런 사람들이 사회적 이해와 보호와 도움을 받을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래서 그런 것들로 인해서 원망과 불만이 쌓이지 않도록 해야한다. 그리고 혹시라도 생길 범죄와 사건에 대해서 최소한의 희생이면 족하도록 충분한 대처와 준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명존중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윈칙이 지켜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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