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현의 살림운동
좀 불편하게 삽시다 본문
사람은 편리함을 추구합니다. 사람이 노력하지 않아도 잘 할 수 있는 것은 편해지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인류가 추구하고 달려온 길은 편리함이었습니다. 좀 더 편리한 것을 찾기 위해서 오히려 지나치게 비용을 지불하고 불편한 희생을 감수합니다. 그래서 온갖 편리한 생활필수품들을 만듭니다. 더 편리함을 내세우는 기업의 광고의 위력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고 구매력을 나타냅니다. 기업은 더 편리한 것을 빨리 개발해서 상품화해야 성장을 하고 그것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다른 사람이 갖지 않는 더 편리한 것을 소유함으로 만족감을 느낍니다. 생산자나 소비자나 할 것 없이 편한 의식주를 제공하고 제공받기 위해서 살인적인 경쟁을 합니다.
그런데 편한 의복, 편한 식사. 편한 주거, 편한 이동 등 이런 편한 것의 추구가 인간과 환경의 병듬과 무관치 않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인간이 시달리는 각종 질병들은 인간이 편리함을 추구한 결과물이며, 환경이 몸살을 앓고 재난과 재앙을 초래하게 된 것도 인간의 편리함에 대한 그릇된 애정과 욕망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여전히 불편하게 사는 것을 미개인처럼 취급하고 편리하게 사는 것을 문화인으로 생각하는 이 판단의 오류가 많은 사람들의 가치관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불편하게 사는 것이 존경받는 시대가 되어야 인간과 환경이 구원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근래에 들어서 불편하게 살고자 하는 운동이 서서히 일어나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지나치게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편리함에 대한 애정과 욕망을 버리지 않으면 안 됩니다. 불편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꾸 늘어나야 하고 편리함을 거절하고 불편하게 사는 이들이 보호되어야 하며 혜택이 돌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잘 살고 못사는 것의 차이가 편리한 물건이 있고 없고의 차이로 인식되는 이 문화의 야만성을 경멸하지 않고서는 희망이 없습니다.
인류의 많은 문제꺼리들이 불편에 답이 있습니다. 불편을 감수하기로 하면 저절로 해결될 문제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문제를 불편한 방법으로 해결하지 않고 더 편한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은 더 커다란 문제만 만들뿐입니다. 오늘의 쉬운 해결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할 미래를 남겨놓는 것이며 때가 되기도 전에 지불되는 이자와 같습니다. 지금 당장 편리함의 달콤한 유혹을 멀리 하지 않으면 가까운 시일에 그 무서운 댓가를 지불해야 할 것입니다. 조금씩 불편하게 삽시다. 그리하면 사람도 환경도 건강을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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