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현의 살림운동
늘 깨어 있으라 본문
사람이 벼랑끝에 서 있거나 경사진 곳을 걷고 있기 때문에 위험한 것이 아니라 거기서 주의하지 않기 때문에 위험한 것입니다. 약간의 자만심이나 자기 확신에 빠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난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세상은 늘 우리에게 환희가 넘치는 축제의 장만이 아닙니다. 위험이 이곳저곳 도사리고 있고 널려 있는 우환질고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늘 깨어 있어 조심하지 않으면 너무 위험한 곳입니다. 그러기에 물고기의 잠잘 때도 눈을 감지 않는 조심스러움에서 늘 깨어 있는 지혜를 얻었으면 합니다.
물고기들은 잠을 잘 때도 눈을 감지 않는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죽을 때도 눈을 뜨고 죽습니다. 물고기가 죽을 때까지 눈을 뜨는 것은 물고기 특유의 자연현상에 불과하지만 그것을 통하여 "늘깨어 있으라"는 교훈을 받는 것은 인간의 지혜이며 의지의 선택이며 해석의 절정입니다.
우리를 잠들게 하고 혼미하게 하고 무능하게 하고 게으르게 하는 그 어떤 것도 가까이 하거나 찾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술 권하고, 담배 권하고, 도박 권하고, 애인 권하고 그리고 그것들을 옹호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유행에 민감하고 접대문화와 매매춘 행위와 웰빙이라고 하면서 돈을 쳐바르고 소비를 부추기는 기구적 웰빙을 추구하는 물결이 강한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깨어 있는 사람은 이런 것들로부터 부적응자로 살아가는 자입니다.
깨어 있는 사람들과 가까이 하기를 힘써야 합니다. 나를 흔들어 깨우는 사람을 만나고자 힘을 써야 합니다. 때때로 내 눈에 눈물이 쑥 빠지게 나를 흔들어 깨워줄 책, 그런 사람, 그런 지도자, 그런 친구를 만나기를 애써야 하고 또한 자신 스스로가 그런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금년에 교회수첩(핸드북)을 만들면서 목차 앞에 “올해 우리교회에 등록 시키고 싶은 사람 10분”을 기록할 수 있는 페이지와 “올해 내가 읽고 다른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12권”을 기록할 수 있는 페이지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영적으로 깨어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기 위한 작은 시도였습니다. 교우들이 그 뜻을 헤아려 줄련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아무튼 그렇게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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