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현의 살림운동

급소를 찾아라 본문

살림운동

급소를 찾아라

유앙겔리온 2009. 1. 17. 19:24

  급소(急所)는 "조금만 다쳐도 생명에 지장을 주는 몸의 중요한 부분", 또는 "사물의 가장 중요한 곳"을 말합니다. 모든 생명체와 사물에는 반드시 급소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강한 자도 그 강한 힘을 자랑하지 말고 무장한 자도 그의 무장을 자랑하지 말아야 합니다." 급소가 눌리면, 급소를 맞으면, 급소를 찔리면 아무리 힘센 자도 무장한 자도 넘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상대를 이기려면 상대의 급소를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한 것입니다. 상대의 급소를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급소를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급소는 상대에게 숨기고, 상대의 급소는 공격의 포인트로 삼아야 합니다.

 

  성서에 보면 다윗이 아직 전쟁에 나갈 만큼 성장하지 못했을 때 이스라엘은 블레셋과 전쟁중에 있었습니다. 블레셋 군대의 진영에서는 골리앗이라 하는 장수가 있어서 싸움을 시작하기 전에 전면에 나와서 싸움을 돋우웠습니다. 그런데 그는 키가 엄청 큰 거인이었습니다(삼상17:4). 그는 머리에 놋 투구를 썼고 몸에 입은 갑옷의 무게만 해도 56킬로나 나갔습니다(삼상17:5). 그리고 그가 멘 놋 단창은 그 창날의 무게만 6.8킬로가 나가는 것이었습니다(삼상17:6-7). 거인 골리앗은 싸움을 돋우었습니다. 이스라엘 군대를 위협했습니다. 이스라엘 군대의 앞길을 막았습니다. 골리앗은 이스라엘의 장애물이었습니다. 큰 산과 같았습니다. 아무도 그와 싸우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모두 두려워 떨었습니다. 이스라엘 군대 가운데 골리앗을 상대할 거인이 없었습니다.

 

  싸움이나 스포츠나 흥입니다. 흥이 나야 이기는 것입니다. 기싸움에서 지면 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싸움을 잘해야 합니다. 그런데 블레셋은 흥을 돋구는 골리앗 때문에 흥이 난 상태에 있었고 이스라엘 군대는 그에 맞서서 흥을 돋구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싸워보지도 못하고 패전의 기운이 넘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삶은 흥입니다. 흥이 나야 살맛이 납니다. 그런데 불레셋 군대는 흥이 나 있고 이스라엘 군대는 흥이 죽어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싸워보나 마나가 아니겠습니까?

 

  마침 그때 아버지의 심부름 때문에 잠깐 전쟁터에 들리게 된 다윗이 이광경을 목격하게 된 것입니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이 광경을 보고도 별반응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일을 낼 인물인 다윗은 달랐습니다. 신실한 다윗은 분개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할례 받지 않은 블레셋 사람이 누구이기에 살아 계시는 하나님의 군대를 모욕하겠느냐?"(삼상17:26) 하며 그와 맞서 싸우겠다고 자청하며 사울 왕 앞에 나아갔습니다(삼상17:32). 사울은 다윗에게 말하기를 "네가 가서 저 블레셋 사람과 싸울 수 없으리니 너는 소년이요 그는 어려서부터 용사임이니라"(삼상17:33) 하며 만류했지만 다윗의 뜻을 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윗을 싸우러 내보내되 그에게 자기의 갑옷을 입히고 자기의 투구를 씌워서 내보내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무장에 익숙하지 못한 다윗은 그것들을 다 벗어버리고는 한 손에 막대기를 가지고 시내에서 매끄러운 돌 다섯을 골라서 주머니에 넣고 다른 한 손에 물매를 가지고 블레셋의 거인 장수 골리앗에게로 나아갔습니다(삼상17:38-40). 그리고 그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칼과 창과 단창으로 내게 나아오거니와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 곧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네게 나아가노라. 오늘 여호와께서 너를 내 손에 넘기시리니 내가 너를 쳐서 네 목을 베고 블레셋 군대의 시체를 오늘 공중의 새와 땅의 들짐승에게 주어 온 땅으로 이스라엘에 하나님이 계신 줄 알게 하겠고 또 여호와의 구원하심이 칼과 창에 있지 아니함을 이 무리에게 알게 하리라. 전쟁은 여호와께 속한 것인즉 그가 너희를 우리 손에 넘기시리라."(삼상17:45-47).

 

  거인과 맞장 떠서 싸울 수 있는 사람은 거인밖에 없습니다. 거인만이 거인을 알아보고, 거인만이 거인을 쓰러뜨릴 수 있습니다. 거인만이 거인의 약점을 압니다. 골리앗이라는 거인을 제대로 알아본 사람은 목동 다윗뿐이었습니다. 그러하기에 그 맞상대로 다윗이 나선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골리앗이 일어나 다윗에게로 마주 가까이 올 때에 다윗은 골리앗을 향하여 달려가며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돌을 꺼내가지고 물매로 던졌고 그 돌은 그의 이마에 정확하게 맞아 깊숙히 박혔으며 그는 곧 땅에 엎드러졌습니다(삼상17:48-49). 다윗은 달려가서 골리앗을 발로 밟고 그 거인이 지니고 있던 칼로 그를 죽이고 머리를 베자 블레셋 사람들은 자기들의 장수의 죽음을 보고는 도망하기 시작했습니다(삼상17:51). 그러자 그때까지 겁에 질려 죽은 것 같았던 이스라엘과 유다 사람들이 소리 지르며 일어나 블레셋 사람들을 무질렀고 수많은 블레셋 군사들이 길에 엎드러졌습니다(삼상17:52).

이렇게 해서 사울의 군대가 불레셋 군대를 무찌르고 승리했습니다. 이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소년 다윗이 골리앗의 이마를 물맷돌로 깨트렸기 때문입니다. 골리앗은 완전무장되어 있었습니다. 이리저리보아도 결점이 없었습니다. 빈틈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의 애리한 눈에 골리앗의 급소가 보인 것입니다. 가리지 않는 이마, 드러나 있는 이마 그것이 표적이 된 것입니다. 골리앗이 거인이기 때문에 움직임이 느렸고 그리고 급소인 이마에 돌을 맞추는 것이 의외로 쉬었던 것입니다.

맹독을 가진 뱀을 잡으려면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뱀을 잡으려면 끝이 갈라진 y자 모양의 긴 막대기로 뱀 대가리의 목 부분을 조준하여 정확하게 꽉 찍어누르고 다른 손의 엄지와 검지로 목 부분을 잡으면, 그 뱀은 온 몸으로 손을 칭칭 감는다 해도 잡은 손을 물지는 못합니다. 만약 겁도 없이 뱀의 몸통을 덥석 잡았다가는 그 뱀대가리가 사정없이 잡은 손을 물어버릴 것입니다. 뱀에게 잘 못 물리면 죽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의 급소가 있습니다. 뱀을 살피듯 신중하게 그 일의 핵심 급소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정확하게 그곳을 찍어 눌러 잡아야 그 일을 수월하게 할 수 있습니다. 급소는 놓아둔채 다른 곳을 건들어놓으면 성질만 돋구는 것입니다.

 

  급소를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영적 눈이 열려야 합니다. 경제하는 사람들은 투자의 급소를 보아야 합니다. 공부하는 사람들은 시험문제의 급소를 보아야 합니다. 싸움하는 사람은 상대의 넘어뜨릴 급소를 보아야 합니다. 영적인 사람들은 악한 원수 마귀 사탄의 급소를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급소를 정확하게 잡아야 하는 것입니다.

 

  싸움터에서 이력이 난 골리앗이 털이 보송보송하게 난 어린 양치기 다윗에게 패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골리앗이 다윗이 던진 돌맹이를 맞고 죽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확률로 따진다면 0.1%나 되겠습니까? 그런데 돌맹이가 어디에 맞았습니까? 투구가 다 가리지 못하는 앞이마에 맞았고 그리고 그는 허망하게 죽었습니다. 다윗은 비록 어린 소년이었지만 골리앗이 지니고 있는 급소를 볼 줄 알았습니다. 골리앗의 급소는 바로 투구가 다 가리 못한 이마였습니다. 이곳만이 골리앗을 한방에 넘어뜨릴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다른 곳은 급소가 아닙니다. 급소를 찾아 급소를 제대로 공격해야 합니다. 그러면 상대가 아무리 크고 무장되어 있어도 넘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가끔 짐승을 잡을 때 급소를 누르지 못하고 급소를 떼리지 못해서 설죽어서 난리를 피우는 모습을 봅니다. 참 위험하기 짝이 없습니다. 빗맞은 짐승의 발길질에 생명을 잃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제대로 급소를 찌르던지 때리던지 해서 제압을 해야 합니다. 야생의 무서운 짐승일수록 정확하게 급소를 공격해야 합니다.

 

  요즈음 이곳 저곳에 '폐업예정' '땡처리' 쪽지가 붙은 가게들을 보기란 어렵지 않습니다. 그 중에는 개업을 한 지 얼마 안 된 가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벌써 실패의 사자에게 발목이 붙잡혀서 신음하면서 죽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급소를 먼저 찾아서 그것을 눌러 놓고 시작해야 합니다. 음식점의 급소는 맛일 것입니다. 모든 서비스업의 급소는 친절입니다. 몸통만 키운다고 다 잘 되는 것이 아닙니다. 급소를 눌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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