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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파동

유앙겔리온 2005. 12. 19. 16:50

  지금 우리 사회는 황우석 파동을 겪고 있다.  이 파동은 황우석교수가 이루어낸 연구와 업적을 통하여 잠깐 누린 민족적 환호와 자부심과 자긍심이 그의 연구에 비윤리성과 허위와 조작이 드러나면서 민족적 우울증과 수치와 어처구니없는 심정으로 변하게 하고 있다.  황우석 파문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간디가 말한 일곱 가지의 죄가 새삼스럽게 깊은 교훈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간디는 “노력 없는 부, 양심 없는 쾌락, 인격 없는 지식, 도덕 없는 상업, 인간 없는 과학, 희생 없는 기도, 진실 없는 정치”야 말로 죄 중에 죄라고 지적했다. 과정은 어찌 되었던 결과로 얻어진 부와 쾌락, 지식, 상업, 과학, 기도, 정치에 달콤한 미소를 보내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경종을 울려주고 있는 것이다.  


  황우석씨의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연구”는 윤리 문제와 진위 문제로 파문에 파문을 더해 가고 있다. 애국주의와 민족주의,  환자를 위해야 한다는 온정주의, 그리고 연구자가 불교인이라는 것 때문에 불교계의 감싸기에 의해서 그 파문이 잠재워지는가 했는데 오히려 이런 얄팍한 것들이 파문을 더욱 키워버리고 말았다. 이미 윤리엔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났고, 논문도 조작과 허위가 있었음을 황우석씨에 의해서 자백된 상황이며 2005년의 논문은 철회된 상황이다. 그리고 더하여 그의 지난날에 이루어냈던 많은 생명과학적 업적들도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 되었고 그렇지 않아도 세계의 과학계가 불꽃튀는 경쟁체제에 있는데 가만히 넘어갈 태세가 아니다. 벌써 여러곳에서 그 진위를 조사중에 있다는 소식이다. 


  배아복제는 인간복제의 전단계이다. 그래서 어떤 과학적 연구보다 윤리적이어야 하며 정직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과 목적이 모두 선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황우석교수의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 세포 연구 논문”을 통하여 드러난 인위적 조작 사건은 필연적으로 닥칠 생명과학의 위험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연구 자체를 소영웅주의에 사로잡혀 허위와 조작과 협잡으로 했다고 하면 앞으로 어떤 악하고 나쁜 목적을 위하여 그 연구를 이용하지 말란 법이 어디 있겠는가?


  순수한 과학적 탐구심과 진정한 생명사랑으로 시작해도 나중에 그 정신이 오염되고 전도되어 그릇 악용될까 심히 염려되는 분야가 생명과학분야이며 그 중에서도 배아복제 분야이다. 그래서 많은 의식 있는 사람들이 배아복제를 반대하는데 시작부터 거짓과 위선과 소영웅주의로 된 배아복제연구는 더 말해서 무엇 하겠는가? 심히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인격없는 지식, 인간없는 과학의 종말이 가져올 비극을 염려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제 배아복제 문제는 단순히 어떤 개인의 영웅주의나 또는 민족주의나 어떤 종교의 교리 차원이 아닌 인류 전체의 안전성을 생각하면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금번 황우석 파동은 이런 문제를 제기해 주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 황우석 연구가 순탄하게 되지 않고 이런 사회적 파장이 일어나도록 한 것도 그 안에 깊은 뜻이 담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참으로 불행중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번 사건을 통하여 학문의 윤리성이 회복되고 생명과학연구의 안전장치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생명과학분야의 발전이 좀 더디더라도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