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현의 살림운동
터를 지키는 사람들(느 7:1~4) 본문
사순절 다섯번째주일
터를 지키는 사람들
느 7:1~4
느7:1 성벽이 건축되매 문짝을 달고 문지기와 노래하는 자들과 레위 사람들을 세운 후에
느7:2 내 아우 하나니와 영문의 관원 하나냐가 함께 예루살렘을 다스리게 하였는데 하나냐는 충성스러운 사람이요 하나님을 경외함이 무리 중에서 뛰어난 자라
느7:3 내가 그들에게 이르기를 해가 높이 뜨기 전에는 예루살렘 성문을 열지 말고 아직 파수할 때에 곧 문을 닫고 빗장을 지르며 또 예루살렘 주민이 각각 자기가 지키는 곳에서 파수하되 자기 집 맞은편을 지키게 하라 하였노니
느7:4 그 성읍은 광대하고 그 주민은 적으며 가옥은 미처 건축하지 못하였음이니라
21세기에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나라는 필리핀에 있는 민다나오섬, 태국, 이집트, 튀르키예, 미얀마, 말리, 스리랑카, 우크라이나 정도입니다. 특징이 무엇입니까? 못살고 가난한 나라, 후진국이라는 사실입니다.
내란이나 외환으로 인해서 개인의 자유를 축소하고 질서회복을 하기 위한 군대를 동원하는 초법적인 조치가 비상계엄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아무 문제 없이 잘 돌아가고 있는 K-문화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뜬금없이 발생한 것입니다.
한 인생도 경영하기가 어려운데, 나라를 경영하는 것이 쉬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지요. 당연히 어려웠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을 극단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였습니다. 무슨 일을 만나 문제를 해결할 때, 그단적인 방법이나 극약처방은 피해야 합니다.
다행히 국회의 신속한 조치로 비상계엄령은 해제되었으나 넉달동안 긴 탄핵정국을 거쳐 오는 동안 우리들은 없던 병들이 생겨날 지경이었습니다. 지난 금요일 11시 22분을 통해서 대통령이 파면됨으로 인해서 탄핵정국은 드리어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생명체는 터를 잡고 살아가게 됩니다. 그 터가 흔들리지 않고 안전할 때 그 터 위에서 번영의 꽃을 피우게 되고 미래에 희망을 노래하게 됩니다. 대한민국은 우리 모두 터입니다. 이 터를 흔들고 무너뜨리려고 하는 일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육체적인 생명체뿐 아니라 영적인 존재도 터가 있고 그 터가 흔들리거나 터를 잃거나 터를 떠나는 것은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 됩니다.
그래서 영육 간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곳에는 이 터를 지키려는 자들이 있는가 하면, 이 터를 빼앗으려는 자들이 있어서 그 전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하나님의 약속의 땅인 그들의 터를 빼앗기고 70년 동안 바벨론 포로생활을 겪은 후에 다시 터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돌 위에 돌 하나 없이 무너져 버린 성벽을 보고 통곡했습니다. 절망했습니다. 한탄했습니다.
그러나 통곡하고 절망하고 한탄하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포로에서 그들의 터로 귀환하여 하나님의 명령을 받들어 느헤미야를 주심으로 모든 백성들이 합심하여 그 터를 지키기 위하여 성벽을 재건했습니다.
오늘 본문은 많은 방해와 공격 가운데서 52일만에 성벽을 재건한 느헤미야는 성문에 문짝을 달고, 백성들을 계수하고, 그들에게 각자의 위치와 역할을 맡겨 터를 지키도록 했던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성벽 재건의 일이 완성되었다고 해서 모든 일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예루살렘 성벽재건 공사가 끝난 뒤에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을 세우는 일이었습니다.
성벽을 지켜낼 만한 사람을 세우는 것이 중요해진 것입니다. 어떤 사람입니까? 완공된 예루살렘 성벽, "그 터를 든든하게 지킬 수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성벽만 든든하게 세운다고 안전지대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가나안 땅, 예루살렘 성벽을 재건한 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영적인 터를 잘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우리가 세운 이 성벽을 우리가 든든히 지킬 수 없다면, 대적들이 들어와서 이 터를 빼앗아 갈 것이 분명합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면 이제 그 믿음의 터를 지켜내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일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 그 순간부터 악한 마귀 사탄은 계속해서 우리의 믿음의 터를 빼앗으려고 공격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있는 힘을 다해 악한 마귀 사탄과 싸워서 그 터를 지켜야 내하는 줄로 믿습니다.
느헤미야가 "터를 지키는 사람들"을 세운 그 기준이 확실히 있었습니다.
"성벽이 건축되매 문짝을 달고 문지기와 노래하는 자들과 레위 사람들을 세운 후에, 내 아우 하나니와 영문의 관원 하나냐가 함께 예루살렘을 다스리게 하였는데 하나냐는 충성스러운 사람이요 하나님을 경외함이 무리 중에서 뛰어난 자라."했습니다.
무엇보다 그들은 충성스러운 사람이었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예루살렘 성벽을 든든하게 지키기 위해 이런 일꾼들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아무리 든든한 성벽을 쌓아놓았다고 해도 지키는 사람이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세계7대불가사의 중에 중국에 있는 만리장성이 포함됩니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만리장성은 네 번의 큰 침입을 받았습니다. 그때마다 만리장성은 성문을 지키는 사람들이 뇌물에 매수되어 쉽게 성문을 열어주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아무리 불가사의한 크고 튼튼한 성벽을 쌓아놓아도 믿을 수 없는 사람이 지키고 있다면 그 성벽은 있으나 마나 한 것입니다.
하나님이 찾으시는 터를 지키는 사람들은 특별히 뛰어난 조건을 가졌다거나 능력이 탁월한 자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충성스러우면 되고 하나님을 경외하면 되는 자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예루살렘성을 잘 지켜나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던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7장 4절 말씀에 "그 성은 광대하고 거민은 희소하여 가옥을 오히려 건축하지 못하였음이니라" 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성을 세우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성을 제대로 가꾸고 지키는 일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성을 지킬 때, 터를 지킬 때 하나님께서는 먼저 해가 높이 뜨기 전에는 예루살렘 성문을 열지 말라고 명령합니다. 이른 아침에 성문을 여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현재 예루살렘 성은 주민이 매우 적기 때문에 혹시라도 새벽에 기습공격을 받으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해가 높이 뜬 후에 열어야 한다고 지시합니다.
그리고 "아직 파수할 때에 곧 문을 닫고 빗장을 지르라"고 했습니다. 일찍 성문을 닫으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터를 '예루살렘 주민이 각각 자기가 지키는 곳에서 파수하되 자기 스스로 지키게 하였다'는 사실입니다. 3절 하반절 말씀에 보면 "자기 집 맞은편을 지키게 하라"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맞은 편이란 건너 편이 아니라 근처를 뜻합니다. 즉, 자기 집 맞은 편을 지키라는 것은 자기 스스로 자기 집 근처를 지키라는 것입니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은 공동으로 지키고, 자기 집 근처는 자기가 지켜야 했던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에 맞는 임무를 맡아서 예루살렘 성을 지키는 일에 동참했던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우리의 손으로 우리의 일을 해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하나님이 함께 하시고, 힘 주시고, 인도하시고, 앞서 행하시는 줄로 믿습니다.
이 말씀을 통하여 오늘 우리 복음적인 그리스도인들에게도 "터를 지키는 사람들"이 될 것을 명하고 있습니다. 우리 복음적인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맡겨주신 '지켜야 할 터'를 잘 지키는 자들이 되실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