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운동
바다가 살아야 우리가 삽니다
유앙겔리온
2002. 8. 10. 19:09
제가 사역하며 살고 있는 곳은 바다가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해변 마을입니다. 그래서 바다를 삶의 터로 하고 사는 이들이 이웃이기도하고 교인들이기도 합니다. 바다는 우리 성도들의 일상적인 일터이며 삶을 엮어가는 애환이 서린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지역의 해양경찰서 경찰목사로 기관선교를 하고 있는데 해양경찰이 하는 일들이 해상주권과 해상치안을 담당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래저래 바다와 깊은 연대를 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제겐 바다가 그냥 바다로 여겨지지만은 않습니다. 남다르게 바다를 더욱 사랑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겼습니다. 전 바다가 참 좋습니다. 자고깨면 바다가 눈 앞에 놓여 있고 갯바람을 통하여 전해져오는 갯내음에 취하여 사는데도 바다가 질리지 않습니다. 이만하면 바닷사람이 다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타국에 비하여 자원이 참 빈약하고 좁은 국토를 가졌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부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바다입니다. 우리나라는 반도 국가이기 때문에 바다가 부자인 나라입니다. 3면이 다 바다입니다. 우리나라는 육지보다 바다가 훨씬 더 넓습니다. 육지의 4.5배를 가졌습니다. 그래서 바다를 통한 부의 꿈을 꾸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때론 실망스럽기도 하고 비록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들이 없지 않았으나 국가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정책적으로 바다를 바라보려는 노력들을 그동안 해왔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 정도 가지고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 바다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더 나쁜 조건을 가진 것으로 성공하기란 더더욱 어렵지 않겠습니까? 바다에 관한 더 많은 관심과 연구와 투자가 있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자랑스럽게도 세계 1위의 조선국입니다. 그리고 세계 6위의 해상교역량을 가지고 있으며, 세계 7위의 선박보유국입니다. 세계 양식의 10%이상을 생산하는 양식대국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성과는 바다라는 자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들입니다. 육상에서 얻지 못한 것을 해상에서 얻을 수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인 것입니다. 이보다 더 좋은 성과들을 낼 수도 있는 조건을 우리는 가지고 있습니다.
지구상에는 해양 국가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바다는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고 대륙붕과 굴곡심한 해안선이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하고 풍부한 생물이 서식하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해양생태계로 인정받아왔습니다. 또한 세계 5대 갯벌이 우리의 바다에 있어 그 가치를 높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런 해안선과 갯벌이 마구잡이식 개발로 인하여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바다와 그 바다에서 일하는 사람과 바닷가 백성들을 하시하던 무서운 차별이 무분별한 개발 논리 속에 자리 잡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인간의 편리한 삶을 위하여 최소한 개발은 필요불가결한 일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수많은 세월 동안 만들어진 자연을 인간의 지나친 욕심으로 갑각스럽게 바꾸어버린다면 결국은 그 댓가를 인간이 받게 될 것은 뻔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단견에 사로잡혀 바다를 망쳐놓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바다는 육지에서 발생하는 모든 오염물질이 최종적으로 가는 곳입니다. 대기오염물질, 수질오염물질, 토양오염물질 등등 이 모든 것들이 다 바다로 갑니다. 지금 우리 바다 오염원의 77% 이상이 육지로부터 비롯됩니다. 바다가 없으면 육지는 벌써 그 생명력을 잃어버리고 말았을 것입니다. 바다는 참으로 고마운 곳입니다. 바다는 우리에게 좋은 것을 공급해주고 나쁜 것들은 가져가 주는 곳입니다. 그럼으로 우선 바다를 삶의 터로 하고 사는 사람들이 스스로 바다의 감시자가 되고 관리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공장, 물류단지, 위락시설, 관광, 전원도시 등등 자꾸 인구가 증가할 곳도 바다 주변입니다. 이러한 인구밀집화 현상 등은 바다를 더욱 오염시킬 위험성을 간직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바다에 접근하는 사람들은 바다를 통하여 혜택만 입고 이득만 보려고 하는 인간이기주의로 바다에 접근해서는 안됩니다. 바다의 소중함을 발견해야 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바다를 아끼고 바다를 살리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미래는 바다에 있습니다.